‘멸종(Extinction)’. 지구상에 존재하던 어떤 종이 모종의 이유로 세계에서 사라져 개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구의 입장에서 멸종은 항상 일어나는 작은 사건일 뿐이다. 지구의 생명역사가 시작된 38억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지는 ‘대멸종의 시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멸종의 원인이 기존의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이 직접적 원인이 된 멸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오염, 불법 포획부터 지구온난화까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결과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제 지구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 스스로 자초한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있는가.” [편집자 주]

호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의미를 가진 존재였다. 때로는 신성한 존재로, 때로는 공포의 대상으로, 때로는 바보스러운 모습으로 우리 문화 곧곧에 등장해 왔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상징하던 동물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 호랑이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다. 몇몇 후손들만이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살아남았을 뿐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과거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호랑이는 우리나라에서 긍정적·부정적 부분 모두에서 아주 친숙한 동물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호랑이를 ‘산의 왕’ ‘신령’ 등 신성한 존재로 생각했지만, 동시에 ‘호환(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을 부르는 존재로 공포의 상징으로 여겼다.

또한 호랑이는 과거 우리나라 문화 생활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상들은 악귀를 내쫓고 복을 가져온다는 뜻을 지닌 민화를 그리고, 장식품을 만들었다. 문학작품에서도 호랑이는 자주 등장했다. 바보스러운 이미지로 그려지며 해학의 상징이 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탐관오리, 아첨꾼 등 악당들을 응징하는 ‘절대자’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상징하던 동물인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조선시대와 일제시대를 거치며 한국의 호랑이는 우리 땅에서 완전히 멸종당한 것이다. 

하지만 호랑이가 사라진 현대 시대에 이르러서도 많은 한국 문화에서 호랑이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88년에 개최된 서울 하계올림픽(88올림픽)의 상징 캐릭터 역시 ‘호돌이’이였고, 현재 국가대표 축구팀의 로고도 호랑이다. 지난 2018년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도 ‘수호랑’이라는 이름의 백호다. 

이처럼 호랑이는 과거와 현재를 거치며 때때론 두려움의 상징으로, 혹은 해학과 신성함의 상징으로 여러 의미를 가지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과거 조상들처럼 호랑이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아직 살아남은 자손이 있는지, 한반도에 복원이 가능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통된 생각으로 한국 호랑이의 살아남은 자손과 복원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대표 호랑이 연구단체인 ‘한국범보전기금’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방문해 한국범보전기금 대표 이항 교수를 만나 이들이 하는 일과 한국 호랑이가 우리나라 생태계에 미친 영향, 호랑이를 다시 한반도에 복원할 수 있을지 등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만난 이항 교수는 '한국범보전기금'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범보전기금은 지난 2004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한국 호랑이와 표범의 복원 및 보호를 위해 모인 소규모 시민 단체다./ 사진=김경희 기자

-한국범보전기금이 현재 한국의 호랑이 복원을 위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한국범보전기금은 호랑이와 표범 등 ‘한국 범’의 복원과 보전을 위해 2004년 한국 호랑이와 표범의 보전 노력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구성한 소규모 시민 단체다. 지난 2012년 환경부 산하 법인으로 등록돼 현재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캠페인과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캠페인 활동으로는 최근 개최된 어린이 호랑이 그림그리기 대회 등이 있고, 러시아 극동 지방의 연구진도 특파해 살아남은 한국 호랑이 개체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소속 한국범보전기금 연구진들은 ‘판플렉스’라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 현재 연구중이라 소개한 ‘판플렉스’ 기술은 무엇인가.
“판플렉스(PanPlex)는 일종의 호랑이 전용 ‘유전자 마커’라고 할 수 있다. 판플렉스라는 이름은  표범속을 뜻하는 ‘판세라(Panthera)’에서 따왔다. 마치 사람 유전자를 감식하는 것처럼 호랑이, 표범, 재규어 등 대형고양잇과 동물들의 유전자를 가죽, 대변 등에서 추출하고, 판플렉스 기술을 활용해 개체의 정확한 식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호랑이 가죽이 밀수입됐을 경우, 판플렉스 기술로 해당 호랑이의 DNA를 추적하면 어디서 서식했는지 추측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밀렵꾼이 밀렵을 자행한 위치 추적을 통한 밀렵 단속으로 호랑이 종 보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유전자 추적 작업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1/5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범보전기금은 호랑이, 표범, 재규어 등 대형고양잇과 동물들의 유전자 마커인 판플렉스(PanPlex) 기술을 개발 중이다. 판플렉스를 이용하면 호랑이의 유전자를 가죽, 대변 등에서 추출하고, 판플렉스 기술을 활용해 개체의 정확한 식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체수 확인 및 불법 밀렵 등을 추적할 수 있어, 호랑이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한국범보전기금 연구진이 판플렉스 기술 개발을 위해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김경희 기자

- 흔히 백두산 호랑이라고 불리는 ‘한국 호랑이’는 현재 한반도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언제인가. 
“공식적인 사진으로 남은 것은 1921년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일제 시대 남은 문헌, 통계자료들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호랑이는 1940년대까지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에 대한 확실한 사진 자료 등이 남아있지는 않은 상태다.”

-호랑이가 한국에서 사라지면서 자연 생태계에 생긴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 많다. 이것이 사실인가? 
“아주 명백한 사실이다. 호랑이는 오랜 세월 한반도 자연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지면서 국내 생태계의 불균형이 초래됐다. 먹이동물을 잡아먹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는 사냥꾼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대표적으로 멧돼지의 개체수가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늘어난 것도 호랑이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산림파괴, 근처 농가 피해, 인명 피해 등에서 그치는 수준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 돼지 농가의 큰 타격을 주고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확산도 호랑이의 멸종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등의 질병 확산은 개체수가 너무 많으면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태에서 인구가 밀집한 지역일수록 바이러스 확산이 쉬운 것과 같은 원리다.

반대로 호랑이가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면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멧돼지들이 접촉될 확률은 낮아진다. 실제로 호랑이가 남아있는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은 현저히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호랑이는 최상위 포식자이자 우리나라 숲, 생태계의 파수꾼 역할까지 한 셈이다.”

이항 대표는 한국의 호랑이가 사라진 이유를 두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조선시대의 호랑이 포획정책과 일제 강점기 ‘해수구제사업’이다. / 사진=김경희 기자

-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호랑이가 한반도에서 멸종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며, 한반도에서 생존한 마지막 호랑이가 발견된 시기는 언제인가.
“복합적인 이유가 있으나, 한국 호랑이의 멸종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두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조선시대의 호랑이 포획정책과 일제 강점기 ‘해수구제사업’이다. 둘다 과도한 수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7세기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 정부는 호환을 두려워해 호랑이를 포획하고자 했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수많은 포수들에게 큰 포상을 걸고 호랑이를 잡도록 시켰다. 또한 ‘착호갑사’ 정책도 운용됐다. 착호갑사는 호랑이를 잡기위해 만들어진 특수부대로 임관한 자들에겐 벼슬까지 내려졌다. 그 결과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러 한국의 호랑이 개체수는 크게 감소했다. 다만 이때까진 한국 호랑이가 완전히 멸종한 것은 아니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가 되면서 해수구제사업이 시작됐다. 해수구제사업을 시작한 일제는 호랑이와 표범을 인간을 해치는 ‘해수(害獸: 해로운 짐승)’로 정하고 학살했다. 문제는 기존에 창, 활로 잡던 방식이 아닌 ‘총’이라는 신식 무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사냥 속도가 조선시대와는 차원이 달랐고, 순식간에 한국에 남아있던 호랑이들은 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그렇게 호랑이는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일제가 해수구제사업을 시작한 것은 호랑이를 모두 사살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한 ‘민족정기 말살정책’ 중 하나라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사실인가.
“일제강점기가 우리 민족에게 정말 고되고 슬픈 역사이며,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짓은 용서하기 힘든 행위지만, 해수구제사업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보긴 힘들다. 몇몇 사람들이 일제가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기 위해 호랑이를 해수로 지정해 사살한것이라는 주장을 펼치지만, 이에 대해 확실한 문헌 정보 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가설이다. 당시 조선인들도 일제가 해수구제사업을 한다했을 때 대다수가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과거엔 호환이라 불리는 호랑이에 해마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호랑이의 후손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인가. 만약 살아남았다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한국 호랑이의 후손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사실이다. 러시아 극동 지방에서 발견된 호랑이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과거 한반도에서 살았던 호랑이의 유전자와 100% 일치했다. 현재 살아남은 한국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시베리아 호랑이보단 ‘아무르(Amur) 호랑이’가 맞는 말이다. 

한국 호랑이는 현재 러시아 연해주 아무르 강 유역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다만 일반인들에겐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용어가 익숙하기 때문에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시베리아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극지에서 한국 호랑이를 발견한 사람들이 ‘호랑이는 추운 곳에서 사는데, 추운 곳은 시베리아’라는 생각에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부른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항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 호랑이의 후손은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다. 때문에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이름보다는 '아무르 호랑이'라는 이름이 더 맞는 이름이라고 한다. 사진은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서 즐겁게 뛰노는 새끼들과 이를 지켜보는 어미 호랑이의 사진./ 한국범보전기금

- 아직까지 한국 호랑이의 후손들이 살아남은 것은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다시 복원할 가능성은 있는가. 
“한국 호랑이의 한반도 복원, 이것이 우리 한국범보전기금의 최종 목표라 볼 수 있겠다. 현재 살아남은 한국 호랑이의 후손들인 아무르 호랑이들을 한국에 데려온다면 다시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 세대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복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우리 다음다음세대에는 호랑이가 한반도 야생에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범보전기금이 지금 하고있는 연구와 활동도 한국 호랑이의 한반도 복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항 대표는 호랑이는 대형고양잇과 동물로 인간에게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맹수이기 때문에 호랑이와 인간이 직접 마주친다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호랑이는 호랑이는 예민하고 겁이 매우 많은 동물이라 되도록 사람을 피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사진=김경희 기자

- 우리나라에 다시 호랑이가 복원될 수 있다니 기쁜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호랑이가 다시 복원되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호랑이가 우리나라 산에 돌아온다면 인명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호랑이는 대형고양잇과 동물로 인간에게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맹수인 것은 분명하기에 호랑이가 복원될 시 위험요소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호랑이는 인간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동물이 결코 아닌 것도 사실이다. 호랑이는 예민하고 겁이 매우 많은 동물이라 되도록 사람을 피한다. 

현재 살아남은 개체들은 이 같은 습성이 훨씬 더 강해졌는데, 아마 과거 한반도와 러시아, 중국에서 살아남은 호랑이들이 ‘큰 소리가 나는 막대를 든 두발 동물’은 무조건 피해야한다는 것을 학습한 듯 보인다. 실제로 호랑이를 추적하고 있는 러시아 연구진들은 호랑이의 흔적은 쉽게 찾았으나 숨거나 도망쳐버려서 실물을 평생 1~2번 보기조차 힘들다고 하더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남한에는 호랑이가 살아갈만한 땅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산업화로 인해 산과 들에는 아파트, 주택 등 거주 인구가 아주 많아졌다. 또한 등산객들도 전국 모든 산에 너무 많다. 이 상황에서 호랑이가 다시 국내 산림에 복원된다면 인간과 호랑이가 마주칠 확률은 러시아의 야생보다 매우 높을 것이고, 이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은 명백하다. 

다만 북한의 백두산 지역과 개마고원은 호랑이가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산림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만강 하류의 북한·러시아 접경지역에서 백두산에 이르는 생태통로를 만들면 한국의 호랑이들이 한반도에 조금씩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후엔 IT기술 등 과학기술이 발전에 호랑이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면, 인간과 호랑이가 더욱 안전하게 공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호랑이는 서식지 파괴, 과도한 수렵 등으로 지금 우리 곁을 떠나 '아무르 호랑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 여전히 '한민족'인 것처럼 러시아 연해주에서 살아가는 아무르 호랑이들은 우리의 '한국 호랑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한국범보전기금

- 현재 정부는 반달가슴곰, 토종여우, 늑대 등 중·소형 육식동물을 복원하고자 노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호랑이에 대해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현재는 공식적으로 정부 기관에서 한국 호랑이의 국내 복원을 위한 정책이나 연구가 따로 진행되진 않는 것으로 안다. 다만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호랑이는 아니지만, 한국 표범의 ‘서식지 내 보전’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서식지 내 보전은 멸종위기종이 아직 살아남은 서식지에서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밖에도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호랑이와 표범의 '서식지 외 보전(서식지 외 시설에서 인공적으로 멸종위기종을 증식해 이를 다시 야생에 복원하는 것)'을 위해 러시아와 교섭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진전이 힘들어진 상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 호랑이와 표범 등을 보전하고 보호하기 위해 일반 국민들과 정부, 연구진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한국의 호랑이는 우리나라 민족의 정신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비록 지금은 한반도를 떠나 해외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한국 호랑이’다. 해외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재미·재일 한국인들이 다른 민족이 아닌 ‘한민족’인 것처럼 말이다. 서식지 파괴, 과도한 수렵 등으로 지금은 우리 곁에 없지만 러시아에 살아남은 한국 호랑이의 후손을  우리 국민들이 한국 호랑이라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또한 민화, 속담 등 우리 민족에서 온갖 문화에서 호랑이가 등장하지만, 실제 이들이 어떤 종이고, 어디에서 살아남았는지,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기억할 수 있는 장소는 아무것도 없다.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기억하고, 보호할 수 있는 ‘호랑이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따라서 오는 2022년 호랑이 해에는 이런 사업들이 가시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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