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유관기관인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금융연구원 등이 매년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십억원 이상의 분담금 지원을 받으면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유관기관인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금융연구원이 매년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십억원 이상의 분담금 지원을 받으면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금융결제원·금융보안원·금융연구원, 무분별한 예산 운용 ‘빈축’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금융연구원 3개 기관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무위원회 산하 주요 공공기관들로부터 운영을 위한 분담금을 매년 받고 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해당 3개 기관이 수령한 분담금액은 1,226억원에 달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5년간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총 6개의 공공기관으로부터 799억3,300만원의 분담금을 받았다. 같은 기간 금융연구원도 6개 공공기관으로부터 223억4,800만원을, 금융보안원은 8개 기관으로부터 202억7,800만원의 분담금을 각각 지원받았다.  

그런데 이들 기관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한 사례가 적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과거 이들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는 과정에서 적발하거나 지적한 사항을 토대로 이러한 사례를 공개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우선 금융결제원의 경우, 퇴직 원장에 대한 고문료 지급 부문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송 의원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전임 원장이 퇴직한 후에도 매년 1년 단위로 3년간 상임고문으로 위촉해 고문료 월 390만원, 업무추진비 월 120~150만원, 전용차량 및 유류비, 본인 및 배우자 종합건강검진비를 매년 1인당 100만원 이내에서 지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 액수로 산출해도 1인당 연간 약 6,200만원가량의 금액이 자문을 이유로 전직 회장들에게 지급된 셈이다. 반면 실제 자문실적은 2017년의 경우 개별 부서의 질의사항 36건에 대한 자문을 한 것이 전부였다. 이에 전직 원장에 과도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결제원은 해외연수 예산 사용에서도 논란을 샀다. 금융결제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글로벌챌린지 해외체험연수 과정을 진행하며 총 153명의 연수를 지원했다. 여기에 사용된 지출된 비용만 3억60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당시 금융결제원은 별도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 없이 전원을 연수대상자로 선발했다. 

아울러 연수의 내용도 부적정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연수 과정은 해외 ATM 기기 및 신용카드 사용 체험 등 단순체험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유명 관광지 위주의 동선으로 구성돼 실제 연수 취지를 무색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금융결제원은 연수 종료 후 지출 증빙이 미비하고, 결과보고서도 지연 제출하거나 미제출하는 등 연수 과정의 전반적인 관리에서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연구원에서도 방만한 운영 실태가 적발됐다. 금융연구원의 경우 직원의 국외 출장 시 규정상 국외여비에서 숙박비는 출장 중 숙박 일수에 따라 지급해야 함에도 숙박 일수가 아닌 여행 일수에 따라 지급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137회에 걸쳐 259일치에 해당하는 숙박비를 초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장려금 집행에서도 허술한 행태가 드러났다. 금융연구원은 장려금에 대한 별도의 산출근거 없이 연말이 되면 가산금으로 일괄 지급했다. 2018년에는 휴직자가 4명이 있어 연구장려금 잔액은 내년도 예산으로 이월해 사용해야 했지만 금융연구원은 그 해 연구장려금 7억 9,600만원 중 40%에 달하는 3억 2,100만원 잔액 전부를 가산금으로 집행했다.

이처럼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한 반면, 기관 본연의 기능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금융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8년도까지 4년간 사업계획에 반영한 총 134건의 과제 중 74%에 달하는 99건의 과제가 사업계획 미준수로 지적을 받았다. 

금융보안원의 예산 운영 실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금융보안원의 위탁교육과정에는 대부분 국외연수가 포함돼 있어 국외연수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보안원은 2016년 이후 총 19명의 연수대상자에게 국외연수비와 별개로 국외여비를 명목으로 총 1,076만원의 일비 및 부대비용을 중복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 체계적 감독 기능 미흡… “관리 기능 강화해야”  

또 금융보안원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건비 증가, 보안시설 확대, 노후장비 교체 등을 이유로 연평균 9.3%씩 42억원 가량을 증액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 평균 6.2%에 해당하는 연 30억원 내외의 불용액이 발생하면서 과도한 예산편성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송 의원은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금융위 산하기관은 공공성의 역할을 지니면서 국회의 피감대상인 공기업이나 공공기관들로부터 매년 수십억 수백억원씩의 분담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 세금이 기관 운영에 쓰이는 격”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기관들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하는 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 세금이 새는 것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의 감독 능력으로만 이 기관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회와 정부도 이러한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관리 감독이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결제원과 금융연구원, 금융보안원 3개 기관은 금융위원회 소관의 비영리법인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들 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을 갖고 있지만 상시적 감독체계는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이들 기관에 대한 평균적인 종합감사 주기는 3~4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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