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 역을 맡은 지수(왼쪽)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가운데, 지수의 자리를 채우게 된 나인우/ 빅토리콘텐츠
온달 역을 맡은 지수(왼쪽)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가운데, 지수의 자리를 채우게 된 나인우/ 빅토리콘텐츠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달이 뜨는 강’이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온달 역을 맡은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하차한 것. 나인우가 지수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가운데, ‘달이 뜨는 강’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15일 첫 방송된 KBS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연출 윤상호, 극본 한지훈)은 고구려가 삶의 전부였던 공주 평강(김소현 분)과 사랑을 역사로 만든 장군 온달의 순애보를 다룬 작품이다. 전작인 ‘암행어사’의 흥행 기운을 이어받아 8~9%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순항 중인 ‘달이 뜨는 강’에게 지수의 학교 폭력 논란은 그야말로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지수의 학교 폭력 논란은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폭로글로부터 시작됐다. 지수와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네티즌 A씨는 “지수는 학폭(학교 폭력)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자신 외에도 지수와 관련한 많은 학교 폭력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듯 추가 폭로가 쏟아졌고, 폭언·폭행을 넘어 성희롱과 성폭행 의혹까지 불거지며 충격을 자아냈다.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자필 사과문을 게재한 지수 / 지수 인스타그램 캡처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자필 사과문을 게재한 지수 / 지수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대해 지수는 지난 4일 자신의 SNS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지수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배우 지수의 학교 폭력 문제로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소속사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힐까 염려되기도 했고, 진실공방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져 드라마 쪽에 더 이상의 피해를 주는 것을 배우 본인이 원치 않았다. 이에 책임감을 가지고 아무런 전제 없이 조속히 사과드린 점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항간에 나도는 위압을 동원한 성폭력과 같은 주장들은 명백한 사실무근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엄중한 사안인 만큼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수가 주연으로 활약 중이던 ‘달이 뜨는 강’이 총 20부작 중 18회까지 촬영을 마쳤으며, 극 초반인 6회까지 방영됐다는 점이다. 고심 끝에 ‘달이 뜨는 강’은 재촬영을 결정했다. 

‘달이 뜨는 강’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측은 “전체 촬영의 95% 이상이 진행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논의한 결과, 7·8회에서 해당 배우(지수)의 장면을 최대한 삭제하고, 이후 방송분은 배역 교체 후 재촬영을 할 예정”이라며 “완성된 ‘달이 뜨는 강’을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린 어려운 결정이다. 새로운 배우와 함께 좋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늘(8일) 방송되는 7회부터 온달 역으로 출연하는 나인우 / 빅토리콘텐츠
오늘(8일) 방송되는 7회부터 온달 역으로 출연하는 나인우 / 빅토리콘텐츠

‘달이 뜨는 강’ 제작진은 큰 키와 순수한 미소를 겸비한 나인우를 온달 역에 캐스팅한 뒤, 빠른 속도로 지수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모습이다. 나인우는 앞서 9회부터 등장하기로 알려진 것과 달리, 오늘(8일) 방송되는 7회부터 출연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에 그가 지수의 그림자를 지우고, 성공적으로 극에 녹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인우는 2015년 영화 ‘스물’로 데뷔했으며, 같은 해 MBC 퓨전 사극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로 안방극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MBC ‘엄마’를 비롯해 웹드라마 ‘좀 예민해도 괜찮아’, KBS1TV ‘꽃길만 걸어요’, JTBC ‘쌍갑포차’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져나갔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철인왕후’에서 김소용(신혜선 분)을 연모하는 김병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만큼, ‘달이 뜨는 강’에서 김소현과 로맨스 호흡을 안정적으로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달이 뜨는 강’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에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보여드리기 위해 나인우의 등장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며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나타난 순간 ‘온달이다’라고 현장 모든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수에서 나인우로, ‘달이 뜨는 강’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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