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술을 활용해 물건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스마트 태그(Smart tag)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에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서는 글로벌 시장 규모 역시  2027년엔 401억2,0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진=애플,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지갑, 카드, 열쇠 등의 작은 소지품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엔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 등 고가의 전자제품 이용이 많아지는 만큼, 분실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예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또, 가족처럼 키우던 고양이나 개를 산책 도중 잃어버린다면 그 고통을 말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출시된 IT제품군이 바로 ‘스마트 태그’다.

◇ 지갑, 열쇠부터 반려동물까지… 스마트 태그로 분실 걱정 ‘뚝’

스마트 태그(Smart tag)란 통신 기술을 활용해 위치 추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뜻한다. 자주 분실될 위험이 있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열쇠, 지갑 등 통신기능이 없는 물건, 고양이, 개와 같은 반려동물들에도 부착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마트 태그에 적용된 대표적인 통신 기술은 저전력 블루투스(BLE)다. BLE는 약 10m 도달 반경을 가진 2.4GHz 주파수 대역에서 저전력 저용량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블루투스 기술로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진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스마트 태그를 연동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있다면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또, 초광대역 무신기술(UWB)도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데, UWB가 적용된 스마트 태그는 넓은 면적 공간에서도 cm 수준의 정확도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고, 전력 소모도 무선랜(Wi-Fi, 와이파이) 10분의 1 수준이다.

스마트 태그는 자주 분실될 위험이 있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열쇠, 지갑 등 통신기능이 없는 물건, 고양이, 개와 같은 반려동물들에도 부착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 태그는 자주 분실될 위험이 있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열쇠, 지갑 등 통신기능이 없는 물건, 고양이, 개와 같은 반려동물들에도 부착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삼성전자

IT업계에서는 스마트 태그가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모바일 생태계를 잇는 또 다른 보조 수단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 태그 패키징 시장- 유형, 응용 프로그램 및 지역별 산업 분석 및 예측(2020-2027)’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79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스마트 태그 시장은 연 평균 10.61%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7년엔 401억2,0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는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IT시장이 스마트 태그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스마트 태그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세계 경쟁 성장과 맞물려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도 16일 발표한 ‘ICT Brief’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태그는 스마트 에어컨, TV,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부착해 원격으로 제어, 컨트롤할 수 있는 모바일 생태계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아가 “반려동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도 스마트 태그 시장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글로벌 스마트 태그 시장의 성장이 새로운 IT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대표 IT기업들 역시 스마트 태그 시장 선점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먼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기업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미국의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 태그를, 애플은 에어태그를 각각 올해 1월과 4월 선보였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약 3개월간 국내에서만 3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중국의 샤오미도 각각 특허를 등록하고 스마트 태그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이 다양하게 형성되면서 스마트 태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쉽게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스마트 태그의 장점은 스토킹, 미행 등의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은 다양한 악용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사진=Gettyimagesbank, 편집=박설민 기자

◇ 스토킹, 미행 등 범죄 악용 우려도… 대책 마련 시급

다만 스마트 태그의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바로 ‘불법 미행’ ‘스토킹’ 등의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의 에어태그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 태그의 크기는 3.9cm 수준으로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때문에 스토킹과 미행 등 범죄에 악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몰래 가방이나 자동차, 옷의 주머니 속에 넣어놓는다면, 피해자가 쉽게 눈치채긴 어렵다. 

제조사들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스토킹 방지 기능을 스마트 태그에 탑재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주변의 알 수 없는 태그 찾기’ 기능을 실행하면 사용자가 등록하지 않았는데 사용자의 위치를 따라 이동하는 스마트 태그를 감지해 알려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동의 없이 물건에 부착된 스마트태그를 통해 위치 추적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경우엔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에어태그가 가까이서 지속적으로 따라다닐 경우 이를 아이폰 알람과 에어태그 경고음으로 알려 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한 에어태그 소유자와 떨어져 있을 때 위험한 상황으로 인지해 스스로 소리를 내는 기능도 탑재했다. 기존 3일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에만 경고음을 냈던 에어태그는 스토킹 등 미행 범죄 방지를 위해 8~24시간 사이에도 소리가 나도록 업데이트 됐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다소 허술하다는 비판도 적잖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주변의 알 수 없는 태그 찾기’ 기능을 통해 불법으로 설치된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찾을 수 있지만, 타사의 스마트 태그를 찾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품을 사용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죄자가 에어태그를 설치해 미행한다면 피해자는 알아차릴 수 없다.

에어태그의 스토킹 방지 기능도 불완전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워싱턴포스트는 일주일간 에어태그를 테스트한 결과, 경고음이 60데시벨(dB) 수준이라 난청자에겐 제대로 들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60dB의 소음은 우리가 평상시 대화하는 수준의 소음이다. 즉, 번잡한 거리나 사람이 많은 쇼핑몰 등에서 에어태그의 경고음이 울리더라도 이용자가 제대로 듣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향후 에어태그가 다수 보급될 경우, 여기저기 경고음이 발생해 범죄 적발의 정확도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스마트 태그의 크기가 작고 상대가 어디에 있든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점은 사생활 침해·감시·범죄 등 악용도 우려되는 바, 제어·차단 등 보안 기술도 함께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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