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악마판사’ / tvN ‘악마판사’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악마판사’ / tvN ‘악마판사’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악마판사’가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펼쳐내고 있는 가운데, 조화성 미술감독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이목이 집중된다.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연출 최정규, 극본 문유석)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를 통해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혼란의 시대에 등장한 판사 강요한(지성 분)은 모두의 영웅일까, 법관의 가면을 쓴 악마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여기에 가상의 배경을 현실적으로 살려낸 공간 연출은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화성 미술감독은 5일 ‘악마판사’ 측을 통해 “최정규 감독님은 기존 드라마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어둠을 강조하고 영화적 표현의 디테일, 장르적인 작품의 특징이 많이 보이도록 전체적으로 어둡고 절망적인 세계관이 표현되길 바랐다”며 작품을 준비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와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때문에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빈익빈 부익부 측면을 공간에 담았고, 외부공간과 실내공간의 차이를 통해 혼돈된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 외부공간과 실내공간의 차이에 대해 “외부공간은 거칠고 어둡고 비천한 느낌을 줘 절망적인 분위기를, 실내는 다소 과시적이라 할 만큼 정돈되고 불필요한 공간적 사치를 보여줘 상대적으로 선망의 느낌을 자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요한(지성 분)의 저택, 김가온(진영 분)의 옥탑방, 서정학(정인겸 분)의 집무실 연출 포인트에 대해 말한 조화성 미술감독 /tvN ‘악마판사’ 방송화면 캡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요한(지성 분)의 저택, 김가온(진영 분)의 옥탑방, 서정학(정인겸 분)의 집무실 연출 포인트에 대해 말한 조화성 미술감독 /tvN ‘악마판사’ 방송화면 캡처

뿐만 아니라 강요한(지성 분)의 저택, 김가온(진영 분)의 옥탑방, 서정학(정인겸 분)의 집무실 등 인물이 머무는 공간마다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냈다고. 조화성 미술감독은 “강요한의 저택은 다크히어로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해 배트맨 집처럼 고딕 양식의 음산하고 어두우며 고전적인 저택의 형태를 지향했다”며 “고독하고 비밀스러우며 디스토피아적인 정의를 구현하는 캐릭터적 특성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가온의 옥탑방은 거리에 버려진 식물들을 수집해 인공 정원으로 꾸민 것처럼 따뜻하게 공간을 표현했다. 이는 ‘행복은 빈부에 비례하지 않다’는 희망적인 느낌을 보여주고자 함이었다”며 “지배계층인 서정학의 공간은 캐릭터가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한다는 점과 주술적이고 비뚤어진 재단의 성향을 강조해 비정상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등장하는 시범 재판 법정은 직선적 관람 형태가 아닌 원형 구조를 보여 시청자들의 신선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조화성 미술감독은 “국민들의 참여가 주된 목적인 만큼 고대 그리스의 법정 형태인 원형 구조를 가져와 재판 특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인간의 원죄를 심판한다는 의미에서 고전적인 구조를 가져오고, 디지털 LED 전광판으로 복합적인 시간의 공존을 보여주고 했다”고 말해 세심한 노력을 엿보이게 만들었다. ‘악마판사’는 매주 토‧일 밤 9시에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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