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장기간 적자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홈페이지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장기간 적자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장기간 적자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보수를 받아 챙겨 논란이 끊이지 않은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의 행보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중소 제약·바이오업체 진원생명과학은 올해 상반기 219억원의 매출액과 93억원의 영업손실, 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17.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 또한 28.9% 늘어난 모습이다.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박영근 대표가 상반기 수령한 보수는 총 39억600만원에 달한다. 박영근 대표는 지난해 총 40억5,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는데, 상반기에만 이와 비슷한 보수를 챙긴 것이다.

여기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영근 대표의 상반기 보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급여 4억8,400만원, 상여 15억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19억2,200만원으로 구성돼있다. 

주식매수선택권이란 기업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능력을 갖춘 임직원 등에게 유리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박영근 대표는 진원생명과학 주식 24만주에 대해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으며 가격은 3,890원, 행사일은 지난 3월 25일이었다. 당시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1만2,000원 안팎에 형성돼있었다.

박영근 대표의 이 같은 보수는 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을 둘러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서정진 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연간 31억8,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림 사장과 김태한 사장은 올해 상반기 각각 10억7,900만원, 10억6,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심지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도 34억9,300만원으로 박영근 대표보다 낮다.

문제는 진원생명과학의 실적이다. 진원생명과학은 200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8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반복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근 대표만큼은 재계에서 돋보이는 보수를 수령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진원생명과학은 연 매출 규모가 400억원대인 중소기업이다.

이에 대해 진원생명과학은 회사 정관과 이사회 결의 등에 기초해 보수를 책정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다. 이 같은 보수가 사실상 ‘셀프’로 결정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진원생명과학의 임원 보수에 대한 사안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되며, 이사회는 총 4명으로 이뤄져있다. 그리고 이 이사회에는 조병문 전무와 사외이사, 감사 등과 함께 박영근 대표도 포함돼있다. 박영근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이사회에서 임원 보수 결정의 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