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올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의 안착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6일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개최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자본시장도 선진국 국격에 부합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계의 선진화를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 회장은 올해 협회의 첫 중점 추진 과제로 ‘국민 자산증식의 터전으로서 자본시장 조성’을 제시했다. 우선 나 회장은 이 같은 추진 과제의 일환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의 시장 안착에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지정한 방법에 따라 퇴직연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그는 “올해 DC형과 IRP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됨으로써 퇴직연금 투자시대가 개막될 예정”이라며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한 데다 생업에 바빠 퇴직연금에 신경쓰지 못했던 가입자들도 이제는 디폴트옵션을 통해 장기 분산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폴트옵션을 일찍 도입한 연금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이 제도가 시장에 잘 안착되도록 하위 법령 제정 지원과 업계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도 가입자가 편안하게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연금에 적합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며 “금융투자업계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적격 유형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금소법과 관련한 가입자 보호가 빈틈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운영 전 과정을 미리 점검하여 사전적 예방 조치를 마련하고, 가입자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나 회장은 투자형 ISA 제도를 활성화를 추진하는 한편, ‘주니어 ISA’ 조기 도입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주니어 ISA에 대해 “학자금 마련, 사회진출 비용 준비 등 미성년자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도입 예정인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역시 가입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중점 추진 과제로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제도의 신속한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대국민 금융투자교육 강화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반 확충 등에도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나 회장은 “협회는 지난해 10월 금융투자 무료 교육 플랫폼인 ‘알투플러스’를 오픈했다”며 “퇴직연금 투자시대가 본격화하고 금융상품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금융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앞으로 알투플러스를 널리 보급해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한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속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나 회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자산·NFT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고, 메타버스·AI가 금융업무에 접목되는 등 디지털금융환경이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가상자산 비즈니스가 구체화되려면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 체계를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진다면 금융투자업계는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자본시장의 국민의 자산 증식의 터전에 될 수 있도록 세제개편과 펀드시장 활성화, 연금시장 선진화, 장기투자문화 정책 등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거듭 말했다.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공매도 제도에 대해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2019년 12월 취임한 나 회장은 올해로 임기 마지막 해를 맞게 됐다. 특히 그는 남은 임기 동안 퇴직연금 제도의 안착 및 개선,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제도 신속 도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선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 회장은 이와 관련해 “남은 임기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 발전을 위해 제게 주어진 소임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