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약품이 지난해 매출이 줄고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국제약품이 지난해 매출이 줄고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뜻밖의 수혜를 입는 등 최근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오던 국제약품에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지난해 돌연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리베이트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표이사를 연임해 논란에 휩싸였던 남태훈 사장이 씁쓸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 코로나19로 웃었던 국제약품, 지난해엔 실적 추락

중견 제약사 국제약품은 최근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지난해 1,197억원의 매출액과 16억원의 영업손실, 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17% 감소하고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국제약품의 2020년 실적 성장세에 비춰보면 이 같은 실적이 더욱 눈길을 끈다. 국제약품은 앞서 1,200억원대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1,076억원, 2019년 1,111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20년엔 1,303억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대 매출액에 해당한다.

또한 국제약품은 2015년 이후 흑자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왔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도 △2015년 20억원 △2016년 39억원 △2017년 25억원 △2018년 32억원 △2019년 55억원 △2020년 6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약품의 이 같은 2020년 실적 뒤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뜻밖의 수혜가 자리잡고 있다. 국제약품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8년부터 투자 및 준비를 시작해 2019년 마스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마스크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가 적은 점을 파고든 결정이었다. 이로써 국제약품은 제약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마스크 자체 생산능력을 갖춘 곳이 됐다.

그런데 때마침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국제약품의 이 같은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국제약품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등 수혜를 입었고,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는 지난해 악재로 돌변했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실적 악화의 주요원인에 대해 “마스크 시장 공급과잉으로 마스크 매출이 줄었고, 메디마스크 및 코로나 관련 상품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3세 승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남태훈 사장은 씁쓸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1980년생인 남태훈 사장은 30대 중반에 불과하던 2015년부터 부친 남영우 회장 및 안재만 사장과 함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의 한 축을 맡아온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리베이트 혐의로 입건되며 물의를 빚더니 2020년 3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처벌을 받았다.

특히 남태훈 사장은 이처럼 불미스런 오너리스크를 발생시키고도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며 논란을 키웠다. 얼마 후인 지난해 4월엔 국제약품이 또 다시 리베이트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뜻밖의 수혜와 함께 상승했던 실적이 이내 고꾸라지면서 남태훈 사장은 실적 개선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무거운 숙제를 마주하게 된 모습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국제약품 측에 구체적인 지난해 실적 배경과 올해 전망 및 계획 등을 묻고자했으나 담당자의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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