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으로 뭉친 (왼쪽부터) 김무열‧김혜수‧이정은‧이성민. /넷플릭스
‘소년심판’으로 뭉친 (왼쪽부터) 김무열‧김혜수‧이정은‧이성민.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소년심판’이 의도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심으로 닿아서 함께 몰두하고 유의미한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 김혜수)

22일 넷플릭스 새 시리즈 ‘소년심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홍종찬 감독과 김민석 작가, 배우 김혜수‧김무열‧이성민‧이정은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명불허전’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프’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을 인정받은 홍종찬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민석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소년심판’은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는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촉법소년 법령 이슈를 중심으로, 위험 수위에 도달한 청소년 범죄와 이를 둘러싼 어른들과 사회의 책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던질 예정이다.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소년심판’. /넷플릭스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소년심판’. /넷플릭스

이날 홍종찬 감독은 “어느 한 소년범의 문제가 아닌,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 근원적인 문제가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우리 시리즈가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쪽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각, 균형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김민석 작가는 검사, 변호사와 달리 미디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판사들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품었고, 다양한 분야의 판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소년부 판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됐고, 새롭게 각색된 소년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특히 ‘소년심판’은 단독재판, 소년보호사건이 원칙이던 기존 가정법원의 소년부를 소년형사합의부라는 부서로 새롭게 각색, 한 명의 부장판사와 두 명의 배석판사가 소년보호사건과 소년형사사건을 모두 담당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차가운 분노로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심은석 판사와 기회를 주는 건 판사밖에 없다고 말하는 차태주 판사, 현실적인 타협의 선을 찾고 법의 테두리 자체를 고민하는 강원중 판사, 소년범죄사건을 빨리 해치워야 할 숙제로 여기는 나근희 판사까지, 소년범을 향한 처분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는 네 판사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보도록 이끌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민석 작가는 “네 판사의 관계가 이어져야 할 장치가 필요했고, 다양한 사건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리즈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작가가 소년보호재판에 집중한 또 하나의 이유는 재판이 끝나면 그 역할도 끝나버리는 형사, 민사 판사와 달리 소년보호재판은 처분 후에도 이야기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김민석 작가는 “일반적으로 다른 형사나 민사는 재판이 끝나면 사건이 끝이 나는데, 소년부는 처분 이후에도 범죄를 저지르는지,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 처분 후 상황까지 고민하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정말 살아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리즈에 가장 잘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남다른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밝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혜수‧김무열‧이성민‧이정은. /넷플릭스
남다른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밝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혜수‧김무열‧이성민‧이정은. /넷플릭스

배우들도 남다른 책임감으로 작품에 임했다. 먼저 심은석 판사로 분한 김혜수는 “대본을 보면서 청소년 범죄와 소년범이라는 다소 예민하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이런 방식으로 힘 있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가웠다”며 “이야기의 재미가 기교가 아닌 진심으로 전달되는 방식이었고 힘이 상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리즈의 재미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며 “영상매체가 할 수 있는 순기능을 내포한 작품이라 배우로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소년심판’이 의도한 메시지가 진심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닿아서 함께 몰두하고 청소년범죄나 소년범에 대해 유의미한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고 덧붙였다.  

차태주 판사를 연기한 김무열도 “평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하면서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단순한 관심뿐이었구나 깨달았다”며 “그때부터 이 문제에 대한 책임감이나 무게감이 상당히 무겁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또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많은데, ‘소년심판’이라는 작품이 던질 수 있는 메시지나 그동안 무관심했던 부분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 책임감도 컸고 생각도 많아졌다”고 이야기했다.  

강원중 판사 역을 맡은 이성민은 “소년범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번 시리즈에서는 범죄의 유무를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판사 역할을 맡게 돼서 좋았고,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고 소년범 문제에 대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근희 판사로 분한 이정은 역시 “특별한 부분을 건드려서 시대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배우에게는 반가운 일”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사회 중심이 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 부분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질문을 던지면서 공론화되면 조금 더 좋은 제안들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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