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h 배터리 탑재, 일반 고속충전도 100% 충전 약 3시간 소요
경쟁사 아우디 e트론·포르쉐 타이칸, 270㎾ 고출력 충전 지원
벤츠 PHEV 모델도 충전 불만, 충전구는 DC콤보인데 고속충전 지원 안 해

2021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EQS를 선보였다. /고양 킨텍스=제갈민 기자
2021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EQS를 선보였다. 벤츠 EQS 모델은 국내 출시 후 올해 1월부터 소비자들에게 인도를 시작했는데, 여전히 초고속충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 고양 킨텍스=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S 등 모델을 구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충전과 관련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벤츠 EQS 모델이 국내에서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아서다. 벤츠는 앞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전기 충전 인증을 거칠 때도 한 차례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소비자들의 편의보다는 판매실적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출시되는 수입 전기차 모델들은 대부분 배터리 용량을 크게 설계한다. 1회 완충 시 항속거리와 출력을 최대한 늘리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대다수의 소비자들도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때 항속거리 등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는 ‘충전 시간’이다. 충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전기차는 이용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불편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는 EQA·EQC·EQS 등 3종으로, 이 중 EQS는 타 모델 대비 배터리 용량이 더 크다. 벤츠 EQS는 108㎾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환경부에서 1회 완전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항속거리) 478㎞ 인증을 받았다. 항속거리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했지만, 충전과 관련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벤츠 EQS는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 출고를 시작해 지난 두 달 동안 약 200여대의 차량이 소비자들에게 인도됐다. 그러나 벤츠 EQS는 현재까지 국내에 구축된 전기차 초고속충전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한 전기차 충전소 관계자에 따르면 벤츠 EQS를 비롯해 일부 전기차의 경우 초고속충전기를 이용하면 ‘통신장애’ 오류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초고속충전기 이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EQS는 초고속충전이 불가한 상태라 타 브랜드의 고성능 전기차보다 배터리 충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 EQS의 전기 충전 소켓은 DC콤보 7핀 형태로 최대 200㎾ 출력의 고속충전을 지원한다. EQS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고속충전을 이용하더라도 배터리 잔량이 10%에서 80% 수준까지 70%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약 30분 이상 소요된다. 실제 벤츠 EQS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말에 따르면 100% 완충까지는 고속충전을 이용하더라도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상황에 벤츠 EQS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출고가가 약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고성능 럭셔리 전기차 벤츠 EQS가 초고속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EQS와 같이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초고속충전을 지원해 충전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며 “벤츠가 급하게 차량만 우선 출시하고, 아직까지 초고속충전을 지원하지 않고 있어서 장거리 주행 시 배터리 충전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고 토로한다.

벤츠 EQS의 초고속충전이 불가한 모습은 경쟁사 모델과 비교할 시 더욱 부각된다. 차량 가격이 비슷한 경쟁사의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 및 e트론 GT, 포르쉐 타이칸 등은 초고속충전을 지원한다.

포르쉐 타이칸은 기존 전기차의 일반적인 400볼트 대신 800볼트 전압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했다. 국내에 설치된 급속충전 네트워크의 직류(DC) 에너지를 활용하면 단 5분 만에 최대 100㎞ 정도의 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최적의 조건을 갖출 경우, 최대 270㎾의 고출력으로 22.5분 이내에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75% 충전을 할 수 있다.

현재 포르쉐코리아는 대영채비와 함께 전국 10개 포르쉐 센터(스튜디오, 서비스 센터 포함)와 전국 12개의 주요 장소에 320㎾ 초고속 충전기(High Power Charger)를 설치했으며, 포르쉐 매장 내 320㎾ 초급속 충전기 설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아우디 e트론 전기차도 270㎾ 출력의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충전기를 활용하면 포르쉐 타이칸과 동일하게 초고속충전을 지원해 충전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테슬라도 국내 27곳에 250㎾급 초고속 충전기인 신형 V3 슈퍼차저를 운영·확대 중이다. 모델 연식과 상관없이 전차종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특히 벤츠 EQS는 아우디 e트론이나 포르쉐 타이칸보다 늦게 국내 시장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며, 수입차 업계가 전기차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출시된 GLE PHEV 등 벤츠의 PHEV 모델은 충전구 설계를 DC콤보 7핀으로 제조했음에도 국내 출시 당시 인증을 AC단상 5핀으로만 허가받아 충전구 하단의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2핀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두고 판매를 하고 있다.

당시 소비자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GLE PHEV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두고 차량 배터리 충전구 제조는 DC콤보 7핀으로 했음에도 국내 인증을 AC단상 5핀으로만 받아 소비자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임의로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PHEV 충전 지원과 관련해서는 “내연기관을 베이스로 한 차량인 만큼 배터리로 주행하는 거리가 짧아 완속충전(AC단상 5핀)만을 지원하도록 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고속충전이라는 것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 EQS 모델도 최대 220㎾ 출력으로 충전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초고속충전기 이용이 불가능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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