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순이익 150%·100% 배당… 경쟁사, 4∼5년 만에 배당과 대비
수익 늘어도 짠물 기부… 최근 5년 9,000억원 영업이익, 기부는 147억원 불과
직원 급여, 매출 대비 0.3%대… 매년 급여 비율 감소세, 매출 급등과 대비

국내 수입차시장의 절대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불미스런 잡음에 연이어 휩싸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액 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 시사위크DB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차 업계가 올해도 고액 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배당금 비율이 상당히 높고, 2년 연속 배당잔치를 벌여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기부금과 임직원들의 급여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 고액 배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벤츠 코리아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의 한국 시장 실적은 △매출 6조1,213억원 △영업이익 2,175억원 △당기순이익 1,473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6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79%, 14.26% 상승했다.

국내에서 매출과 수익이 늘었지만 벤츠 코리아는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전액(1,473억원)을 지배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지분율 51%)와 홍콩계 딜러사 스타오토홀딩스(49%)에 배당했다.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은 100%로, 지난해 수익 전부를 해외로 송금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함께 비판하는 모습이지만, 경쟁사들은 벤츠 코리아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BMW그룹 코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564억원 가운데 44.76%인 700억원을 배당금으로 설정했으며, 포르쉐코리아는 당기순이익 386억원을 기록하고 순이익의 104.85%인 405억원을 지배기업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단순히 배당금 규모나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BMW그룹 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가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지배기업에 송금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한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던 점이 벤츠 코리아와 차이점이다.

BMW그룹 코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포르쉐코리아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각각 1,354억원, 40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거뒀음에도 배당은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대표이사가 더 뉴 S클래스 출시행사를 축하하며 차량 소개를 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타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본사로 송금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국내 출시 행사에서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대표이사가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반면 벤츠 코리아는 지난 5년간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설정해 지배기업으로 외화 송금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벤츠는 앞서 2020년에도 순이익 1,289억원의 149.69%에 달하는 1,929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조금 더 기간을 확대하면 최근 5년간 누적 배당금은 5,200억원으로, 동기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6,303억원의 82.51%를 해외로 송금했다.

또한 벤츠 코리아의 최근 5년간 누적 실적은 △매출 25조6,379억원 △영업이익 9,387억원 등을 기록했지만, 이 기간 국내 시장에 사회 환원한 기부금은 147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에 비하면 0.06%에 불과하며, 매출원가와 판관비(판매비 및 관리비)를 제외하고 계산을 하더라도 영업이익 대비 1.57% 수준에 그친다.

고액 배당과 달리 국내 기부는 인색한 수준을 넘어 쥐꼬리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배당은 주주의 권익을 위한다는 명목이 있는 만큼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벤츠 코리아가 연 매출 6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과 애정임에도 국내 사회 공헌에는 투자가 인색한 모습이라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근 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는 모습과 달리 임직원들의 급여는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걷다 지난해 겨우 소폭 인상됐다. 벤츠 코리아가 지난 5년간 급여로 지출한 비용은 △2017년 188억원 △2018년 183억원 △2019년 188억원 △2020년 183억원 △2021년 203억원 등이다.

매년 매출 대비 급여비율을 계산해보면 2017년 매출 4조2,664억원, 급여 비율 0.44%를 기록한 후 △2018년 4조4,743억원, 0.41% △2019년 5조4,378억원, 0.35% △2020년 5조3,382억원, 0.34% △2021년 6조1,213억원, 0.33% 등 매년 급여로 지출한 비율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매출 급등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러한 벤츠 코리아의 행보는 국내 시장에서 사회 공헌과 임직원 급여 개선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매년 배당금을 챙기는 것에 혈안이 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S는 초고속충전이 불가한 상태라 타 브랜드의 고성능 전기차보다 배터리 충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을 거듭한 것과 달리 국내 투자 및 사회 환원은 인색한 모습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벤츠 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 및 11개 파트너 딜러사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 위원회를 만들어 기부를 진행하는데, 2014년 위원회 발족 후 지난해까지 총 누적 기부금 350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며 “지난해 기부금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이유는 벤츠 코리아는 차량 판매대수 1대마다 금액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조성하는데, 이는 판매량과 연관돼 지난해 판매대수 감소가 약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18억원 규모의 특별구호기금을 조성했는데, 이러한 점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과 달리 전년 대비 배당금은 24% 정도 감소했다”며 “배당금은 메르세데스-벤츠 AG의 주주정책에 따라 정해지고 따라야 하는 부분인데, 본사에 배당금이 전달된 후 회사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차량 개발 및 서비스 개선 등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하면서 신차 출시 등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급여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 개개인의 근속 기간과 관련 업무 등에 따라 다르기도 하며, 개인적인 영역인 만큼 확인이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나 직원 수가 200∼250명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점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벤츠 코리아는 국내에서 R&D 센터와 안성 부품물류센터 등 인프라 확충 및 투자를 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스타트업 아우토반, 산학협력으로 대학생들에게 자동차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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