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현 대표가 이끄는 대명에너지가 상장 절차에 재차 돌입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서종현 대표가 이끄는 대명에너지가 상장 절차에 재차 돌입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부문에서 알짜 중견기업으로 평가받는 대명에너지가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올해 초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가 이내 철회한지 약 한 달여 만이다. 이번 상장은 단순히 미래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것 뿐 아니라, 급작스럽게 마주한 상속세 문제 해결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1985년생 서종현 대표가 중대한 숙제를 무사히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명에너지의 ‘재도전’, 달라진 점은?

대명에너지는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두 번째 상장 절차 착수에 해당한다. 지난해부터 상장을 준비해온 대명에너지는 올해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2월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월 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추진을 전격 중단했다. (관련기사: 상장 철회한 대명에너지… 숙제 남긴 30대 오너 2세 서종현 대표)

대명에너지 측은 상장 추진을 철회한 것에 대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증시가 흔들린 데다, 실제 수요예측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장 발걸음을 멈춘 것으로 풀이된다. 

대명에너지가 한 달여 만에 다시 꺼내든 상장 계획과 앞서 철회된 계획의 가장 큰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몸값’이다. 대명에너지는 앞서 총 450만주의 주식을 주당 2만5,000원~2만9,000원에 공모할 계획이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4,443억원~5,153억원의 규모다. 그런데 이번 상장 계획은 총 250만주를 주당 1만5,000원~1만8,000원에 공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 규모는 2,550억원~3,060억원이다. 즉, 앞선 계획에 비해 기업가치를 40%가량 낮게 책정한 것이다.

흥행 실패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던 높은 구주매출 비중도 큰 폭으로 달라졌다. 구주매출이란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 중이던 주식을 판매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비중이 높을 경우 대체로 상장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런데 앞선 상장 계획에서 구주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전체 공모 주식의 38%(450만주 중 173만주)를 차지했다. 

반면 새롭게 내놓은 계획에서는 구주매출 규모가 3분의 1 이상 줄어든 50만주로 제시됐다. 총 공모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이다. 특히 앞서 173만주의 구주매출 중 105만주를 내놓을 예정이었던 서종현 대명에너지 대표이사는 새로운 계획에선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명에너지가 흥행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당초 구주매출 비중을 높게 책정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서종현 대표의 상속세 문제다. 오너일가 2세인 서종현 대표는 20대 시절인 2014년 대명에너지에 전무로 입사해 2016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8년엔 동생의 지분을 증여받아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부친 고(故) 서기섭 회장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지분 15%를 상속받게 됐다.

즉, 서종현 대표 입장에선 이미 준비해왔던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적극 활용할 경우 상속세 문제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방안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구체적인 내용이 큰 폭으로 달라졌지만, 대명에너지의 상장 성패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중책을 짊어지게 된 서종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당장 해결이 어렵게 된 상속세 문제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상장은 중요한 첫 단추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대명에너지는 오는 27~2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다음달 3~4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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