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GB생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당국의 권고치 밑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내년 신 회계‧감독제도(IFRS17‧K-ICS) 시행을 앞두고 건전성 관리가 업계 최대 화두인 가운데 김성한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 DGB생명 1분기 RBC 비율 84.5%… 전년 말 대비 139.1%p↓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이익이 줄면서 지표가 악화된 곳이 많았다. 특히 DGB생명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DGB생명의 1분기 RBC 비율은 84.5%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말(223.6%) 대비 139.1%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RBC 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보험사는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하락할 시,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DGB생명은 1분기 결산 직후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RBC비율을 108.5%로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러한 시정 조치 대상에선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당국의 권고치 수준엔 한참 밑도는 수준인 데다 새로운 회계·감독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 안팎의 우려는 높아진 분위기다.
◇ 최근 100% 이상으로 올라갔으나 자본확충 필요성 대두
또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향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지표 악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보험업계의 RBC 비율 악화 배경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보험사 자산 중 비중이 가장 큰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 26일 한국은행은 현행 기준금리를 1.75%로 올리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금리환경 변화에 대응에 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DGB생명 역시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DGB생명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를 통해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RBC 비율이 많이 떨어졌다”며 “다만 유상증자 등으로 즉시 대처를 해서 현재는 108%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법적으로 정해진 수치는 맞춘 상황이다. 앞으로도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자본확충을 착실히 해와 자본확충 여력은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유연하게 대처를 할 예정이며, 최근엔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고 말했다.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뭐라 말씀드릴 수 어렵지만 후순위채 발행,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성한 대표이사의 경영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본확충을 위해 모회사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김 대표가 이를 순탄하게 이끌 가교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