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독특한 소재와 연출 방식,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
7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 조선호텔 부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온 스크린’ 섹션 공식 초청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이케 타카시 감독과 배우 정해인‧고경표‧김혜준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동수(정해인 분)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지독한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다. 영화 ‘오디션’ ‘쓰리, 몬스터’ 등을 연출한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한국 배우 및 제작진들과 협업한 첫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명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정해인부터 고경표, 김혜준까지 신선한 캐스팅 조합도 기대 포인트다. 정해인은 ‘커넥트’라는 신인류이자 빼앗긴 눈을 되찾기 위해 연쇄살인마를 쫓는 동수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고경표는 종수와 대적하는 진섭으로 분해 지금껏 보지 못한 서늘한 열연을 보여준다. 김혜준은 ‘커넥트’에 대해 알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이랑 역을 맡아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한국과의 협업에 대해 “처음 제작사에서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 ‘사랑의 불시착2’를 맡게 되는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하더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어 “열심히 작업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올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고 날랐다. 많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해인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며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행사를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의미가 더 크다. 관객들과 직접 마주할 수 있어 행복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보탰다.
언어가 달랐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감독과 배우들은 오히려 더 깊이 교류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코로나19로 직접 만날 수 없어 화상 연결을 통해 회의를 했다”며 “과연 이 프로젝트가 가능할까 했는데 정해인이 ‘무슨 일이 있어도 감독님 편’이라며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해줬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통역을 통해 이뤄졌지만, 우리에겐 공통의 대본이 있었다”며 “서로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가 어쩌면 더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정말 운명적으로 만나 작업했고, 기적으로 완성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정해인은 “주로 눈빛과 보디랭귀지로 소통했는데, 뭔가 교류가 느껴졌다”며 “감독님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내가 어떤 걸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 다 캐치할 수 있었다. 오히려 큰 대화가 필요 없었다”고 촬영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다만 아쉬웠던 것은 감독님의 농담을 통역을 통해 들어야 해서 바로 웃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농담을 하고 반응을 기다리던 감독님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해 웃음을 더했다.
장르물의 대가로 꼽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호러나 피가 나오는 것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싫어한다. 일이 들어오니까 하는 것뿐”이라며 웃었다. 그는 “그래서 가능한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한다”며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 액션 등 행위를 통해 느끼는 게 있듯 호러적인 장면도 도 다른 느낌을 받고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도록 촬영하고자 한다”고 연출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김혜준은 “독특한 연출방식과 소재가 만나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가 나왔다”고 자신했다. 또 “정해인, 고경표의 연기 역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파격적인 모습”이라며 “나 역시 시청자로서도 굉장히 재밌게 봤다. 그 점을 주의 깊게 봐주길 바란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도 “다른 인류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 같은 메시지가 담겼다”며 “넓은 세계관 안에서 다양한 힌트를 가지고 그려나갔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재밌을 것”이라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온 스크린 섹션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ver the Top, 이하 OTT) 뿐만 아니라, 그 외의 플랫폼에서 방영될 화제의 드라마 시리즈를 월드 프리미어 혹은 아시안 프리미어로 미리 선보이는 섹션이다. 지난해 신설돼 3편의 시리즈 공개로 첫 선을 보인 후 뜨거운 호응을 얻은 해당 섹션은 올해 총 9편으로 상영작 수를 늘려 확장된 규모로 관객을 찾는다.
‘커넥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관객들에게 소개된 뒤, 오는 12월 디즈니+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