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달랐다. 추석 민심에 대한 해석이 여야의 간극만큼이나 달랐다.

새누리당은 추석 민심을 종합해 본 결과, 민생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달라는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말한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한마디로 ‘민심’을 져버린 행위라고 성토한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보고 하루 빨리 국회로 들어와 민생을 같이 살피자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때 처리해야 할 민생관련 법안을 처리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추석 연휴 동안 국민들은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해결돼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왔다"며 "서민 경제가 살아나고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사회 곳곳에 온기가 퍼지는 복지 정책을 펼치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한결같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으로 인해 여당으로부터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국회 3자 회담이 무위로 끝나면서 민심이 급격히 여당을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더구나 국정원의 댓글 사건에 대해 국민들은 ‘엄연한 불법선거’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로 인해 민심이반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호준 의원은 "현재 경색 정국은 대통령의 불통과 모안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고,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국민을 믿고 장외투쟁 뿐만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국회로 복귀한 국회의원들의 민심읽기는 여야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느 당 의원이 말이 맞는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국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결코 신뢰하지 않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추석 민심을 나름대로 분석한 여야는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기국회가 내년 지방선거 승패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새누리당은 ‘민생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은 향해 ‘민생’을 강조하며 조건없는 백기투항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로 돌아와 민생살리기에 동참해 달라”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느긋한 입장만은 아니다. 정기국회 때 예산안 편성, 세제개편, 부동산 정상화 대책, 전월세 대책, 경제민주화, 복지 등을 처리해야 하는 절박함도 있다.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 내부에선 민주당이 원내복귀할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적을 위해 퇴로를 터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에 퇴로를 터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을 통해 평소의 지론을 그대로 전달한 이상, 민주당에 퇴로를 터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도 추석 민심을 분석한 뒤 깊은 시름에 빠졌다. 당장 장외투쟁 지속여부가 최대 고민거리다.

비교적 온건한 노선을 취하는 의원들은 원내투쟁과 원외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기국회를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끌고 갈 경우 민심의 후폭풍이 염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우세했다"며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확인된 이상 원내·원외 투쟁 양쪽을 다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여 투쟁 방향과 관련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의 목소리는 확연히 다르다. 3자 회담 무위의 책임이 박 대통령에게 있는 이상, 더욱 강경한 장외투쟁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한다. 아예 정기국회를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추석민심을 놓고 여야간 시각이 확연히 달라 향후 정국도 순탄치만은 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국파탄의 한 축인 박 대통령이 향후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도 지대한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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