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거머리팀(박명수, 프라이머리)이 부른 ‘아이 갓 씨(I Got C) 음원이 14일부로 판매 중단됐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지 12일 만에 일이다.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이 노래는 지난 2일 MBC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 특집에서 공개된 후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지만, 동시에 ‘표절논란’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돼왔다. 음원판매가 중단되면서 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번 논란은 가요계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지난 2일 MBC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 방송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노래 ‘아이 갓 씨’는 박명수의 익살스런 보컬과 신나는 멜로디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음원판매 결국 중단

하지만 이 노래는 공개되자마자, 바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 노래가 네덜란드의 인기 여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2일 늦은 밤부터 확산된 ‘아이 갓 씨’ 표절논란은 다음날 온라인을 강타했다. 두 곡의 비교하는 영상들이 여기저기 떠돌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던 언론 매체들도 본격적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박지윤의 노래 ‘미스터리’도 에머랄드 카로의 노래를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프라이머리 측은 “장르적 유사성”을 이유로 대며 표절은 부인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표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여기에 에머랄드 카로 측이 “우리 곡을 지나치게 참조한 것 같다”고 반응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리퀴드 런치’의 제작자 데이비드 슈울러스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 갓 씨’가 ‘리퀴드 런치’와 ‘유 돈트 러브 미’를 잘 섞었다. 선은 넘었지만 노래는 좋다. 우리가 보기엔 당신들이 우리 곡을 베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끝난 것처럼 엄청난 일은 아니지만 그리 유쾌하지도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 표절 논란에 휘말린 작곡가 프라이머리 

악화된 여론에 결국 프라이머리 측은 백기를 들었다. 프라이머리 측은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미숙함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14일부로 ‘아이 갓 씨’의 음원서비스와 CD판매는 모두 중단됐다. 

프라이머리의 곡이 표절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확인된 건 대중이 어디서 들어본 듯한 '듣기 좋은 노래'가 아니라, 창의성이 있는 노래를 원하는 것이다.

'창의성'이 사라진 가요계

최근 한국 대중음악들은 외국의 유명한 곡들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적으론 이런 것을 ‘레퍼런스’라고 부른다.

레퍼런스(reference)란 작곡가가 곡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다른 곡을 공부하고 참조해 그 공식을 활용하는 것. 작곡자들은 이를 작곡의 기법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그 정도다. 참조가 지나친 경우엔 ‘표절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그리고 레퍼런스에 기댈 경우 새로운 음악이 나오긴 어렵다. 

‘레퍼런스’에 지나치게 기댄 요즘 한국 음악들은 그 나물에 그 밥 같다. 좀 더 새로운 음악, 좀 더 새로운 멜로디, 남들과 다른 음악을 추구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다면, ‘제 2의 아이갓 씨’ 사태는 발생하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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