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유상증자를 앞두고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AG(Schindler Holding AG)와 맞붙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27일 2,1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쉰들러 홀딩 AG 측이 '유상증자 즉각 철회'를 주장하면서 또 다시 갈등양상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내년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올 6월에 이어 최근 1년 사이에 세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쉰들러 측은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유상증자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이 골자. 쉰들러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한 파생상품 계약으로 인해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진과 이사진은 더 이상 2% 미만의 의결권을 가진 현정은 회장의 사익만을 위해 회사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의 유상증자 반대에 대해 "부당한 경영간섭"이라며 역공을 퍼부었다.

회사 측은 2일 "이번 유상증자는 내년 상반기 예정된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최근 쉰들러가 제기한 유상증자 관련 비난은 정당한 주주권 행사가 아닌 자신의 사익추구를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쉰들러가 왜곡된 시선과 흠집내기를 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가 '승강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주주권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2004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그룹이 대규모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자금 지원을 빌미로 승강기사업부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쉰들러의 전략은 지분경쟁을 통해 승강기사업부를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대엘리베이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압박해 대규모 자금 수요를 발생시키고 동시에 자금조달을 방해, 승강기사업부를 매각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는 부당한압박과 경영간섭을 즉시 중단하고 오히려 지분매집 개시 이유에 대하여 소명해야 한다"며 "1년여만에 지분 장내 매수를 하면서 주주간 분쟁이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은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1대 주주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 현대그룹 계열이다. 전체의 45%를 보유하고 있다. 쉰들러는 35%로 2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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