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남양유업 대표.
지난 5월 대리점에 대한 ‘갑의 횡포’가 만천하에 공개되며 홍역을 치렀던 남양유업이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출시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카제인 논란’과 흡사한 양상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제품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이 제품을 처음 공개하며 한국 성인들이 과다 섭취하고 있는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라고 강조했다. 인산염은 커피믹스를 잘 녹이기 위해 함유된다. 남양유업은 이를 쓰지 않고도 커피가 잘 녹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그러자 동서식품을 비롯한 커피믹스 제조업체들은 남양유업이 지난 2010년에 이어 또 다시 ‘네거티브 마케팅’, ‘꼼수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발끈했다. 이들은 인산염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정성이 인정된 식품첨가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산염, 즉 ‘인’ 성분은 여러 가공식품에 첨가돼있는 것은 물론 백미와 돼지고기 등을 통해서도 인체에 흡수된다. 식품첨가물로서의 인산염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인산염의 하루권장섭취량은 700mg, 최대허용섭취량은 3,500mg이다. 국내 커피믹스 제품에는 인산염이 30~40mg 포함돼있다. 단순히 커피믹스 만으로는 20잔 이상을 마셔야 하루권장섭취량을 넘어선다. 최대허용섭취량을 넘기 위해선 100잔 이상을 마셔야한다.

물론 인산염을 지나치게 과잉섭취 할 경우 골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산염을 자체보다는 인 성분과 칼슘 성분이 균형적으로 섭취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과 칼슘은 모두 1일 권장 섭취량이 700㎎인데 실제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인(1215.5㎎)이 칼슘(516.1㎎)보다 2.2배 많다는 것이다. 인은 칼슘을 몸에서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아울러 이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 측의 반응에 대해 “식품 제조업체로서 인위적으로 가공된 첨가물을 천연 재료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지탄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동종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에도 이와 아주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면서 ‘카제인 대신 무지방우유를 넣은 커피믹스’라고 광고했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광고에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선 카제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다. 동종업체는 남양유업이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마치 유해한 것처럼 속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번 인산염 논란과 성분만 다를 뿐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논란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식품안전연구원의 연구결과 카제인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남양유업 측이 카제인을 대체했다고 광고한 무지방우유에도 카제인이 80%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팽팽했던 논란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출시 반년 만에 커피믹스 시장 판매점유율 2위로 뛰어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노이즈 마케팅’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앞으로도 첨가물을 천연재료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산염이 포함된 채 판매중인 다른 남양유업 커피믹스 제품에서도 인산염을 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