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이 오는 28일까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이 오는 28일까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업황 악화로 증권사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일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사업 축소 및 임원 감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 다올투자증권 희망퇴직 결정에 들썩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오는 28일까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중 △입사 1년 미만은 월급 6개월분 △1년 이상∼3년 미만은 9개월분 △3년 이상∼5년 이하는 12개월분 △5년 초과는 13∼18개월분을 보상분을 지급할 방침이다.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업황 악화 상황을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증시 불안, 주식 시장 침체, 자금시장 경색, 부동산PF 리스크 우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내년 업황 전망도 마냥 밝지 않다는 점이다.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 시장 경색 우려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금융 리스크도 여전히 우려 요인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시장 상황이 많이 힘들지만 내년에도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과 부동산 등으로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조성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조직 정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규모는 없다”고 전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심사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과정에선 업무 영속성과 기타 경영상황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다올투자증권 상무급 이상 임원 20여명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올투자증권은 임원급 사표 수리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견조한 실적을 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IB(투자은행) 부문 수익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3분기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다올투자증권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 줄었다. 순이익은 27.8% 감소한 207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다올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결정하자 들썩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 초 케이프투자증권이 리서치와 법인 본부 운영을 접는다고 발표한 다음 나온 소식이기 때문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올 연말까지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유지하고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IB 부문 감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력 감축 바람이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연말을 맞아 여의도에 칼바람이 몰아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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