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SK스퀘어 신임 CEO에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됐다. /SK스퀘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K스퀘어가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 신임 CEO에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사장이 발탁됐다. 출범 2년차에 들어선 SK스퀘어가 새 수장 체제 아래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 SK C&C에서 SK스퀘어 이동… 전략통 역량 주목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돼 출범한 곳이다. SK쉴더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 등을 주요 자회사로 거느린 투자전문회사다. 

출범 2년차에 돌입한 SK스퀘어는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령탑 교체가 결정됐다. SK스퀘어는 1일 신임 CEO로 박성하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사령탑인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앞으로 부회장으로서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ICT 패밀리사의 사업협력 시너지를 확대하는 역할에 집중할 방침이다. 더불어 겸직 중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역할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스퀘어 신임 CEO인 박 대표는 그룹 내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 대표는 1993년 SK텔레콤 경영전략실 입사 이후 SK텔레콤 기획본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SK C&C 대표이사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쳤다.

박 대표는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부른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인사다.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그룹 정기 인사에서 SK스퀘어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입지를 사수했다. 업계에선 전략가로서의 역량과 신사업 발굴 능력 등을 인정받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박 대표는 그간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신사업 발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자회사 역량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올해 주요 자회사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SK스퀘어는 올해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가 증시 침체 여파로 철회했다. 

◇ 자회사 상장 연거푸 불발… 투자 역량 강화로 돌파구 찾나

여기에 또 다른 자회사인 11번가의 IPO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번가는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곳이다.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에 기업공개를 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11번가는 내년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자본시장 불확실성 우려가 여전한데다 11번가의 영업적자도 지속되고 있어 상장 완주까지 가는 길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는 2020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98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후, 지난해엔 69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영업적자는 이어졌다. 매출은 2019년 이후 5,000억원 중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가파른 성장세와 비교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때문일까. 최근 시장 안팎에선 SK스퀘어가 11번가에 대한 상장 대신,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물론 11번가 측은 매각설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내년에도 IPO 시장 환경이 좋지 못할 경우 이 같은 시나리오가 검토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SK스퀘어는 주요 자회사들을 잇따라 상장시켜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주요 자회사들의 상장이 난항을 빚은 만큼 새 사령탑인 박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여기에 SK스퀘어는 3분기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다.  SK스퀘어는 3분기 기준 연결기준 매출 1조2,436억원, 영업이익 1,694억원, 순이익 2,0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분기(1조5,290억원) 대비 18.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5,093억원) 대비 66.7% 줄었다.  순이익도 전분기 대비 57.8% 뒷걸음질쳤다.

SK스퀘어는 투자 전문회사인 만큼 연결 실적에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실적과 지분법 평가 손익이 반영됐다.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데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부진한 실적이 SK스퀘어의 지분법 손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에 그늘이 드리워진 만큼 SK스퀘어의 고민도 깊을 전망이다. 

SK스퀘어는 투자 활동의 성과로 대내외적 시장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는 박 대표 체제를 맞아 투자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꾀했다. SK스퀘어는 내부 조직을 크게 COO(Chief Operating Officer), CIO(Chief Investment Officer), 투자지원센터 3개로 개편한다. COO는 박성하 신임 CEO가 겸임하며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CIO와 투자지원센터는 하형일 CIO와 정재헌 투자지원센터장이 각각 이끈다. CIO 조직은 신규투자 발굴 및 실행을 전담한다. 투자지원센터는 투자활동과 관련한 모든 제반 사항을 관리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SK스퀘어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상설 조직화해 포트폴리오 전략 실행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외부 투자전문가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글로벌 탤런트(Global Talent) 담당 조직도 신설하기도 했다. 

과연 새 대표 체제를 맞이한 SK스퀘어가 큰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SK스퀘어 실적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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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사업보고서
2022.4.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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