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새해부터 힘겨운 첫발을 내딛었다. 새해 첫 주식거래일 테슬라의 주가는 12% 폭락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테슬라 스토어의 모습. / 뉴시스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새해부터 힘겨운 첫발을 내딛었다. 새해 첫 주식거래일 테슬라의 주가는 12% 폭락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테슬라 스토어의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새해부터 힘겨운 첫발을 내딛었다. 새해 첫 주식거래일, 테슬라의 주가는 12% 폭락했다. 지난해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부진을 겪은 테슬라. 올해도 녹록지 않는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테슬라, 새해 첫 거래일 12% 폭락… 100달러 사수도 위태

미국 뉴욕 주요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부터 고개를 숙었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8포인트(0.03%) 하락한 33,136.3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36포인트(0.40%) 내린 3,824.14로, 나스닥지수는 79.50포인트(0.76%) 하락한 10,386.98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 테슬라 등 주요 종목의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2.24% 하락한 10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4.64달러까지 하락하며 1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주가가 하락한 데는 작년 전기차 인도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테슬라는 지난 2일 2022년 차량 인도 대수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50%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테슬라의 목표치를 하회한 것이다.

테슬라는 2021년 말까지만 해도 400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으면서 주식시장을 호령하던 종목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하반기 들어선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2021년 말 고점 대비 테슬라의 주가는 70% 이상 추락했다. 현재는 100달러 사수도 위태로운 분위기다. 

테슬라의 주가 추락 배경엔 기술주에 대한 투심 약세, 증시 침체,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 오너리스크 등이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오너리스크의 경우, 테슬라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부각된 바 있다.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트위터 콘텐츠 관리 정책 변경, 유력 언론사 기자 계정 정지, 막말 발언 등으로 연일 잡음을 일으켰다. 

다만 이러한 오너리스크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주가 하락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이와 관련된 테슬라 주식 매도다”며 “(그러나) 그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결국 테슬라 차에 대한 수요 감소 여부가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라 자동차와 같은 경기소비재, 그리고 일반 자동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테슬라는 작년 4분기와 2022년 전체 차량 인도 대수를 발표했는데, 4분기 차량 인도대수(40만5,000대)는 시장 예상(41만8,000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연간 기준(131만대) 차량 인도 실적도 최근 낮아진 시장 예상치(134만대)에 미치지 못했고, 연간 50% 성장 목표를 미달했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은 “테슬라는 트위터 인수에 따른 ‘노이즈’도 중요하지만 결국 핵심은 수요에 대한 우려라고 생각한다‘며 ”전체 시장,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 대한 전망을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 확산… 테슬라 주가 폭락에 서학개미 ‘시름’

전기차는 대표적인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시장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장기 친환경차 전환 목표가 높고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전환 계획 역시 공격적인 점을 생각하면 장기적인 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보조금이 올해부터 종료되는 점과 코로나 이후 3년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매우 가팔랐던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올해 글로벌 경기 부진 및 침체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수요 부진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다면 테슬라는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국내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테슬라의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작년 말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26억9,515만달러(약 3조4,282억원)를 순매수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 역시 막대한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2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67억8,723만달러(한화 8조6,367억원)로 집계된다. 지난해 1월 3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이 173억8,481만달러(22조1,047억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폭 감소한 수준이다. 보관금액은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도 테슬라 주식을 대거 사들였음을 감안하면 주식 평가 가치 하락으로 보관금액이 대폭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어려운 시장 분위기를 딛고 올해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테슬라 주가 추이
  나스닥
외화증권예탁결제
2023.1.4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이차전지 ETF: 테슬라 투자자의 고민
2023.1.3 유진투자증권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