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주요 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해 주요 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 M&A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가파른 금리 인상 속에서도 자금 및 투자시장이 위축된 것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장의 큰 관심을 모았던 롯데카드 인수전 절차 역시, 이러한 시장 분위기 여파로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였던 바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을까. 최근 주요 금융사 및 금융그룹 수장이 M&A 확대 의지를 보임에 따라 작년보다는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요 과제로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제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며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하며, 증권·보험·벤처캐피털(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2021년 완전민영화 이후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M&A 추진 의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을 언급하며 내실 성장을 강조했다. 다만 비금융사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여기에 수협의 지주사 전환 추진도 금융사 M&A 활성화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협은 올해부터 자회사인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선 은행 외 추가 금융회사를 보유해야 한다. 우선 수협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 설립 이후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인수가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올해 단기적 과제로 M&A를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단기와 장기적 목표를 구분해 자회사를 확대하는 등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 KDB생명, 롯데카드 등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은 대주단과 예금보험공사가 각각 주도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본입찰을 통해 더시드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금보험공사는 EY한영을 자문사로 선정한 뒤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생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재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산은은 올해 2분기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카드 매각 절차는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롯데카드 예비입찰을 진행한 후 아직까지 본입찰 일정을 정하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한 후 기업가치가 껑충 뛰었지만 예비입찰 열기가 신통치 못했다. 높은 인수가격과 악화된 업황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롯데카드의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업계에선 롯데카드의 매각희망가가 조정될 경우, 주요 금융지주그룹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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