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에서 팝업스토어가 열풍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농심 팝업스토어 내부, 농심 팝업스토어 외부,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내부,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전시회. / 농심, 코카콜라
최근 유통업계에서 팝업스토어가 열풍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농심 팝업스토어 내부, 농심 팝업스토어 외부,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내부,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전시회. / 농심, 코카콜라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시장 규모는 큰 도약을 이루며 성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대체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활동에 대한 제한이 지속되자 엔데믹 이후에는 오히려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서 ‘팝업스토어’가 열풍인 것도 같은 맥락을 지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는 기업이 한정된 기간 동안 특정 콘셉트를 가지고 브랜드를 전시하는 매장으로, 최근 유통업계는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타깃 삼아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 왜 MZ세대인가

지난 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농심의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가 운영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10월 농심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오픈한 ‘신라면 분식점’의 인기에 힘입어 추진하게 됐다고 알려졌다.

신라면 팝업스토어에선 방문객들이 매운맛 정도와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을 각자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게 시식 콘텐츠가 마련됐다. 또한 전시공간과 자이언트 신라면 포토존, 각종 게임과 이벤트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신라면 디자인을 모티브로 제작한 담요‧펜‧마스킹테이프 등 굿즈도 판매된다.

코카콜라에서도 지난해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열었다. 총 세 번 중 마지막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서울 홍대에서 진행됐다. 코카콜라와 아르떼뮤지엄이 손잡고 진행한 ‘드림월드’ 팝업 행사는 한정판 콜라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의 꿈의 세계와 디스트릭트의 ‘영원한 자연’이라는 테마를 접목해 초현실적인 미디어 아트 공간으로 구성됐다.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의 ‘꿈나라맛’을 아트적으로 구현해 내려했다”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문 이색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팝업스토어는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으로 활용된다. 팝업스토어의 주요 방문객인 젊은 세대에겐 SNS를 이용한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실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제품 판매는 일절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컨대 (소비자들이) 미션을 클리어하면 무료로 시음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팝업스토어를 구성할 땐) 브랜드가 조금 더 젊게 인식됐으면 좋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젠지(Generation Z) 고객을 잡는 것이라고 본다”며 “팝업 공간에서 Z세대와 2030세대에 브랜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그 고객들이 SNS의 주된 사용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왜 ‘팝업스토어’인가

백화점에서 쇼핑하다 보면 향수가 뿌려진 시향지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는 음식점에서 특정 주류를 주문하면 사은품으로 무료 굿즈를 받기도 한다. 이는 ‘경험’을 활용한 광고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경험을 제공하는 기프트에 생각보다 약하다고 말한다. 이런 경험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무의식적으로 한 번 더 인식하게 함으로써 해당 브랜드의 상품과 서비스에 접근성을 높인다.

특히 최근에는 15초 수준의 짧은 영상광고도 스킵(skip 건너뛰다·생략하다)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험을 통한 광고는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는 대중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노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온라인 세계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만나면서 효과가 극대화 된다.

‘마케팅 브레인’(저자 김지헌)에 따르면 MZ세대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과시욕을 감추고자 했던 과거의 소비자와 달리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SNS에 업로드 해 공유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들이 일상화되면서 일상조차도 SNS 콘텐츠의 재료가 된 것이다. 팝업스토어 역시 경험에 집중해서 탄생한 개념이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바이럴 효과도 기대한다.

젊은 세대의 소비경향에 대해 다룬 ‘요즘 소비 트렌드(저자 노준영)’에서는 팝업스토어에 대해 “경험이라는 것은 과시의 재료를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을 빛나게 만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일상을 빛나게 만든다면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퍼져나가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Z세대는 조금 어렵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산발적이어서 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 이 세대는 인스타그램에 진심인 세대고 남이 해보지 않은 신선한 것들을 찾더라”고 말했다.

이어 “식음료 브랜드가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새로운 제품과 마케팅인데 이것으로는 신선함을 주기 어렵다”며 “팝업스토어를 통해서는 공간적인 감각을 주어서 (다른 마케팅과) 차별점이 생긴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도) 자발적으로 오는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팝업스토어는 주요한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세대에게 젊은 감각을 보여주기 위한 기업의 이미지 변신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도 팝업스토어 활용한 기업들의 다양한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요즘 소비 트렌드, 저자 노준영
2022.11 슬로디미디어
마케팅 브레인, 저자 김지헌
2021.03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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