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품종인 저지종의 수정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내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은 검정색의 홀스타인종이지만 흰우유를 주로 생산한다. 갈색 젖소인 저지종은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적합하다고 알려진다. / 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품종인 저지종의 수정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내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은 검정색의 홀스타인종이지만 흰우유를 주로 생산한다. 갈색 젖소인 저지종은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적합하다고 알려진다. / 농식품부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품종인 ‘저지종’의 수정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흰우유에 집중됐던 국내 낙농산업 틀을 바꾸고 낙농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돼 이목이 집중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저지종(Jersey) 수정란 도입은 작년 말 마무리된 낙농제도 개편의 일환이다. 가공에 적합한 품종인 저지종을 도입함으로써 흰우유 중심의 생산구조를 유제품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다양화해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관련 당국의 설명이다.

국내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인 홀스타인종(Holstein)은 우유 생산량은 많으나 지방‧단백질 함량이 적어 치즈‧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과거엔 소비자들이 흰우유 위주로 유제품을 소비해 이러한 특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수준 향상 및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유제품 소비가 증가했고 소비 유형도 유가공품 중심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유제품 소비 증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자급률이 하락했지만 국내 낙농산업은 마시는 흰우유를 위한 생산구조를 유지해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입산 유제품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 시장에선 우리 낙농가가 설 자리가 향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민간에서 저지종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규모는 지난해 12월 기준 510여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산업적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는 국가 지원을 통해 저지종 사육규모를 늘리고, 이를 효율화 하기 위해 홀스타인종에 맞춰진 젖소의 종축 수입기준도 보완했다. 정부 주도로 저지종 사육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저지종 수정란(암컷으로 감별된 것으로 230개 내외)을 도입한다.

갈색 젖소라고도 불리는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에서 기원한 품종이다. 우유 내 단백질‧지방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할 뿐 아니라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유전자 보유 비율도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한편 일본‧미국 등 낙농 선진국에서는 유성분 함량이 높은 저지종 우유의 특성을 살려 유가공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6차 산업도 활성화돼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목장형 유가공 형태로 브랜드화해 우유‧버터‧아이스크림‧푸딩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낙농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유지방 가격(인센티브) 기준이 기존 4.1%에서 3.8%로 조정됨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낙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사료배합 비율 조정 등을 수록한 사양관리 지침을 제작‧보급할 예정이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산차와 유우군검정 가격(인센티브)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도 진행한다. 지난 낙농제도 개편과정에서 논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이번 저지종 수정란 도입으로 국내에 일정 규모의 사육 환경이 조성되면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국산 유가공품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지종 수정란 도입이 낙농가의 소득향상과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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