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스케줄 시작 후 제주 항공권 요금 1인 왕복 20만원 육박
제주도청·민주당 “제주노선 좌석난 해소 위해 항공편 확대 등 대책 필요”

제주도 항공편이 줄어들고 항공권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픽사베이
제주도 항공편이 줄어들고 항공권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대표 여행지 제주도를 오가는 항공편이 지난해 4분기부터 점차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육지와 제주도를 잇는 항공편이 줄어들고 여객수도 줄어들었지만 제주 노선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여행객들과 제주도민,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정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제주공항 운항편, 2022년 10월 이후 감소세 지속… 日 노선 영향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제주공항 출도착 운항편과 공급석, 여객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동년 10월에 최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편 및 공급석은 1만4,820편, 294만553석이었으며, 여객수는 281만6,343명으로 탑승률 95.78%를 기록했다. 이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1만3,959편(268만2,938석), 1만2,729편(243만3,817석)으로 줄어들었다. 여객수도 248만2,218명, 216만4,585명으로 줄어들면서 탑승률이 92.52%, 88,94%로 감소했다.

올해 1월에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 및 여객수가 전월(2022년 12월) 대비 소폭 늘어난 1만3,031편, 여객수도 227만8,469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운항편은 2월 들어 다시 감소했다. 항공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2월 제주공항 국내선 출도착 운항편은 총 1만2,123편, 여객수는 223만1,833명으로 전월 대비 줄어들었다.

올해 2월 운항편과 여객수가 전월 대비 감소했지만 1편당 평균 공급석이 195석임을 감안하면 탑승률은 1월 91.64%에서 2월 94.41%로 증가했다. 그만큼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꾸준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항공업계에서 제주 노선 운항편을 줄이고 나선 배경에는 국제선 운항이 활성화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일 노선 정상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자유여행을 허용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 여행 수요가 급등하는 현상이 감지됐다.

/ 뉴시스
제주도를 오가는 항공편은 줄어들고 항공권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계류장에 계류 중인 항공기. / 뉴시스

지난해 10월 한일 노선 운항편은 총 2,748편, 여객수는 41만6,13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684편, 1만5,133명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월(2022년 9월) 1,704편, 16만7,900명과 비교하더라도 일본 노선 운항편과 여객수의 성장세는 상당하다. 이어 지난해 11월 한일 노선 운항편과 이용 여객수는 5,164편, 82만79명, 동년 12월에는 6,908편, 116만1,823명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도 한일 노선은 7,661편이 운항됐으며, 133만3,279명의 여객이 이용했다.

한일 노선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항공사들은 국내선보다 수익이 더 큰 일본 노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제주 노선 운항편 감소로 인해 최근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권 가격은 계속해서 치솟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주행 항공권 가격은 특가로 시장에 풀리며 순수 항공권 가격은 1만원,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 세금을 포함하더라도 3만원 내외 수준이었다.

그나마 당장 3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제주 노선 항공권 중 오후 6시 이후 출도착 항공편의 경우 편도 기준 3∼4만원에 구매가 가능한 게 일부 남아있다. 하지만 하계스케줄이 시작된 후인 오는 4월 제주 노선 항공권 가격을 살펴보면 오후 6시 이후 항공권 가격이 편도 기준 최소 7만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을 합치면 8∼9만원 수준이다. 제주행 항공권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 이전 출발 항공편의 경우 편도 기준 10만원이 넘는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3, 4월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 가격이 이코노미 좌석 정상운임 11∼13만원, 할인운임이 7∼10만원 수준이다.

이에 제주도청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제주 노선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제주 서귀포시)는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는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규모를 50%까지 회복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1월 국토부는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에서 국제선 운영을 완전히 정상화하겠다고 보고했고, 이러한 지침에 따라 항공사는 국내선, 특히 제주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편을 국제선으로 전환하면서 (제주 노선) 항공편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줄어든 항공편으로 인해 김포∼제주 간 항공요금이 15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예약경쟁도 치열해졌다”면서 “제주를 오가는 도민들과 이용객들의 요금 폭증과 좌석 경쟁은 정부의 세심하지 못한 정책 설계 때문에 일어난 것인 만큼 정부는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지난달 23일 국토교통부를 찾아 “제주에 있어 항공교통이 ‘대중교통수단’이자 제주경제의 중심 인프라다”며 “좌석난 해소를 위해 제주 노선 항공편수 확대 또는 특별기 투입, 중소형 기종을 대형으로 대체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제주도에서 전방위적으로 제주 노선 증편에 목소리를 높이자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25일까지 제주 노선에 각각 111편, 108편의 임시 항공편을 증편 운항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계스케줄이 시작되는 3월 26일 이후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토부에서는 제주도 입장과 요청에 수긍하면서도 “항공사의 하계 운항일정이 시행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당장 조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은 “당장 항공편수를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항공사가 특별기 정도는 투입하도록 국토부가 나서줘야 한다”며 “제주도민에게 무작정 한 달 이상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임이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제주공항 2022년 7월~2023년 2월 출도착 운항편 통계 자료
2023. 03. 02 항공정보포털시스템(국토교통부)
항공업계 제주 국내선 항공권 가격 분석
2023. 03. 02 국내 항공사
더불어민주당 및 제주도청, 제주 노선 항공편 가격 관련 공식 입장
2023. 03. 02 더불어민주당,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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