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채소와 과채 가격이 3월 들어 상승 중에 있다. 이는 이번 겨울 동안 한파와 잦은 비로 인해 작황피해를 입어 겨울작물이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채소와 과채 가격이 3월 들어 상승 중에 있다. 이번 겨울 동안 한파와 잦은 비로 인해 작황피해를 입어 겨울작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이번 겨울 한파와 잦은 비로 인해 주요 농산물이 작황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겨울작물이 출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농산물 도매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작황부진과 재배면적 감소 때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무‧당근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전년 및 평년 대비 상승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무(상품) 20kg당 도매가격은 평균 1만4,460원으로 평년 1만983원보다 높았다.

이는 한파 피해 확산과 잦은 비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이 600~1,162ha 정도임에 따라 겨울무 생산량은 28만~30만5,000톤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감소한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출하 작업이 어려워 2월 상순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월과 4월 출하량도 평년대비 30~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3‧4월에도 무의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월 도매가는 20kg당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의 경우도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당근(상품) 20kg 당 평균 가격은 5만9,280원으로 평년 2만9,038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겨울당근 주 생산지인 제주도에서 재배면적 및 단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올해 재배면적은 815ha로 평년대비 37.1%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당근도 3월과 4월 출하량이 평년대비 40~5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격 상승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센터의 3월 가격전망이 20kg당 5만5,000원 내외였던 가운데 4월 가격도 전년 및 평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마토를 제외한 주요 과채들도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가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도매 평균가격은 △딸기 2kg당 2만3,200원(평년 1만7,769원) △파프리카 5kg당 4만3,700원(평년 3만3,039원) △애호박 20개당 4만4,680원(평년 2만7,482원) 등으로 파악됐다.

◇ 상반기 ‘장바구니’ 물가, 높은 수준 유지되나

주요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이것이 소비자물가지수라는 객관적 수치에 크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이 물가상승에 기여하는 정도(가중치)는 전체를 1000.0으로 뒀을 때 43.8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채소류 물가도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중치가 16.9에 불과해 전체 물가지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부분은 △공업제품(가중치 348.4) △외식 등을 포함하는 개인서비스(가중치 307.8) 등으로 국내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작황상황에 따른 가격등락만으로는 소비자물가가 직접적으로 좌우되진 않는다.

그러나 농산물의 경우 소비자가 구매하는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이들 가격은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돼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체감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정부 주도로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가공식품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체감물가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주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겨울작물의 경우 작황부진 및 재배면적 감소 영향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졌지만 일각에선 이로 인해 오히려 해당 작물에 대한 재배의향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봄무 재배(의향) 면적은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애호박과 오이 등 주요 과채들에 대해서도 3~5월 사이 정식면적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배가 확대돼 공급이 많아지면 해당 작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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