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이 고배당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시사위크
부국증권이 고배당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부국증권이 고배당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40% 이상 급감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주당 배당금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실적 부진으로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주당 배당금을 대폭 줄인 것을 감안하면 기존의 고배당 기조는 유지됐다는 평가다.

◇ 지난해 순이익 45% 급감… 고배당 기조는 유지

부국증권은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550원의 결산 배당을 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135억원,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7.7%에 달한다.

2022년 주당 결산배당금은 보통주 기준으로 전년보다는 6.25% 감소한 모습이다. 부국증권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600원, 우선주 1,550원을 현금 배당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배당금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국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05억원으로, 전년대비 4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834억원으로 32.7%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3억원으로 45.3% 줄었다. 부국증권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수료 수익 등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금리인상으로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증시 침체, 주식거래 위축 현상이 이어진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까지 부상했다. 이에 주요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이 같은 실적 악화 여파로 업계의 결산 배당 정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결산배당 정책을 발표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이베스트증권의 주당 배당금은 100원으로 전년(600원) 대비 83% 급감했다. 이 외에 △교보증권 60% △삼성증권 55% △다올투자증권 40% △유안타증권 38% △미래에셋증권 33% △현대차증권 31% 감소했다. 

◇ 배당성향 30% 상회… 오너일가 올해도 배당 두둑

부국증권 역시 주당 배당금을 소폭 줄였지만 이들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배당성향 역시 30%를 상회했다. 

최근 공시된 실적 기준으로 부국증권의 2022년 결산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31.9%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배당성향(18.6%) 대비 13.3%p(퍼센트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 이처럼 배당성향이 확대된 것은 순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배당감소폭이 크지 않았던 영향으로 보인다.

코스피 상장사인 부국증권은 대표적인 증권업계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높은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을 자랑해왔다. 2015년 결산배당부터 보통주 기준 주당 1,200원의 배당금을 2020년까지 6년 연속 집행했다. 해당 기간 연결기준 배당 성향은 31~48%대 달했다. 2018년, 2019년엔 이익이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고배당 기조가 유지됐다. 2021년 결산배당 정책은 그해 자본시장 호황으로 순이익 대폭 증가하면서 강화됐다. 주당 배당금은 33.3% 증가한 1,600원으로 뛰었다. 

이번엔 결산배당금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최근 몇 년간의 배당금 정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배당정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이다. 부국증권은 실적 부진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주주환원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내부유보금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고배당 정책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다소 엇갈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배당으로 부국증권 오너일가는 올해도 수십억원대의 배당 이익을 챙길 전망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부국증권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은 28.52%, 우선주 지분은 11.33%다. 이 중 오너인 김중건 회장은 보통주 126만6,962주(12.22%), 우선주 19만8,750주(6.63%)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동생인 김중광 씨가 보통주 122만2,218주(11.79%), 14만1,250주(4.71%)를 보유 중이다. 이 외에 다수의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는 많게는 수십억원에서 적게는 수억원의 배당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부국증권 현금배당 결정
2023. 03. 02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국증권 2022년 잠정 실적
2023. 02. 0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국증권 분기보고서
2022. 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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