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가 PB상품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높은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찾아 나서자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 오른쪽은 CU의 연세우유크림빵 시리즈 중 하나. / 사진=뉴시스, CU
최근 유통업계가 PB상품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높은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찾아 나서자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 오른쪽은 CU의 연세우유크림빵 시리즈 중 하나. / 사진=뉴시스, CU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부터 높은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유통업계도 발맞추고 있다. 기존에는 저렴함만으로 승부했던 유통업체들의 ‘PB상품’은 점차 품질도 갖춰가면서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식품’뿐 아니라 ‘생필품’까지도

최근 유통업계서는 다양한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CU가 선보였던 ‘연세우유크림빵’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빵을 반으로 갈라서 풍성한 속을 보여주는 일명 ‘반갈샷’이 유행하면서 크림빵은 SNS를 통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CU는 고려대학교와 협업해 지난 1월 고대1905 딸기잼 맘모스빵을 출시했다. 지난해에 선보였던 고대1905 사과잼 페스츄리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 첫 달 누적판매량 20만개를 넘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세븐일레븐은 2021년 출시됐던 컵커피 ‘마쉼(마음의 쉼표)’이 그동안 누적판매수 1,500만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GS25도 자체 브랜드 ‘브레디크’의 마리토쪼 크림빵 등을 출시한 바 있고, 이마트24는 근대골목크림단팥빵 등을 출시하면서 편의점업계에는 다양한 자체 디저트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PB상품들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편의점업계뿐 아니다. 대형마트와 e커머스에서도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홈플러스가 출시했던 ‘이춘삼’ 라면은 홈플러스 내에서 본래 라면 시장 1위인 신라면보다 인기가 많다고 알려진다. 1봉지 5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물티슈나 프라이팬 등 생필품으로도 PB상품군을 확대 중에 있다.

또한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간편식 ‘피코크’를 운영하고 있고, 롯데마트도 ‘요리하다’라는 자체 브랜드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커머스 브랜드 컬리에서는 자체 브랜드 KF365(컬리프레시)와 KS365(컬리세이프) 등을 통해 품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품질도 좋은 가성비’ 노리는 PB상품

PB상품은 ‘Private Brands'의 줄임말로 NB(National brand:유명 제조업자 브랜드)와 비교되는 개념이다. 유통업체가 상품을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제조업체에게 생산을 위탁하거나 직접 생산 및 판매를 하면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표를 부착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업체는 주로 타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판매하는 PB상품은 마케팅비나 유통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 훨씬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제조사 고유 브랜드 제품보다 출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트렌드를 따라가는 데도 용이하다고 알려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유통업체가 다른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유통 중간단계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유통업체도 마진을 남기다보니 소비자들한테 판매를 할 수 있는 가격대가 높아지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PB상품을 많이 내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식품을 중심으로 출시를 했는데 식품 PB상품에서 매출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다보니까 비식품으로도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고물가 흐름에 각 유통업체들의 PB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PB상품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는 NB상품에 비해 저렴함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PB상품이 최근 품질까지 좋아지면서 간편식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1인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경기불황도 계속되는 추세임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PB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소비성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PB상품이 다른 NB상품보다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식품까지 확대해가면서 PB상품 개발을 할 것”이라면서 “특히 단독으로 기획‧판매를 하기도 하지만 기존에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업체들과 함께 제조를 하다 보니 품질 측면에서도 신뢰를 더욱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김현영(2022), 편의점 PB 간편식 상품의 선택속성이 브랜드 애착 및 브랜드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
2022 산업혁신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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