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4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커피 찌꺼기는 업사이클링 전문기업을 통해 대형 테이블과 전등갓 등 인테리어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 스타벅스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4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커피 찌꺼기는 업사이클링 전문기업을 통해 대형 테이블과 전등갓 등 인테리어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 스타벅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의 커피 원두가 필요할까.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약 15g의 커피 원두가 사용되는데, 이 중 99.8%의 원두는 커피박이 돼 버려진다. 커피 1,000잔당 대략 15kg 가까이 되는 커피 찌꺼기가 발생하는 가운데 이들이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 이목이 집중된다.

◇ 커피 찌꺼기로 ‘테이블’을 만든다?

지난 14일 한강유역환경청은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를 13일에 순환자원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보통 커피 찌꺼기의 경우 생활폐기물로 취급돼 대부분 소각‧매립되곤 한다. 순환자원은 유해성이 적고 자원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물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기물관리법 규제에서 한시적으로 제외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되는 커피 찌꺼기는 2012년 9만2,297톤에서 2019년 14만9,038톤으로 추정되는 등 급증한 수준이다. 그러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한 폐기물처리업체만이 수거‧처리할 수 있는 등 폐기물 관련 규제로 인해 늘어난 배출량을 적극 재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에 지난해 5월 4일부터 환경부는 커피 찌꺼기에 대한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순환자원 신청대상을 사업장폐기물뿐만 아니라 생활폐기물까지 확대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커피 찌꺼기의 배출‧운반‧보관‧처리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점검한 결과, 커피업계 최초로 커피 찌꺼기에 대해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게 됐다. 전국 직영점 641개소에서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는 연간 약 3,800톤으로, 인정 기간인 3년 간 약 1만1,400톤에 이른다.

버려지게 될 제품들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이나 부서져서 사용할 수 없는 식품 등 폐기되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이 점차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버려지게 될 제품들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이나 부서져서 사용할 수 없는 식품 등 폐기되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이 점차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에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은 스타벅스의 커피 찌꺼기는 한국환경공단 본사 내 ‘카페 지구별’ 내부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 활용됐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곳에 스타벅스 커피 3,782잔 분량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 56.73kg이 사용됐다. 대형 테이블(1개)에는 커피 1,333잔 분량 19.9kg, 전등갓(3개)에는 111잔 분량 4.9kg 등 새롭게 활용됐다.

◇ 버려지는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업사이클링’

이렇게 버려지게 될 제품들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부른다. 버려진 것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서서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생산하다는 의미다. 버려지는 옷이나 페트병 등을 활용해왔던 업사이클링은 최근 폐기되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으로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식품의 양은 약 13억톤 수준이다. 이는 막대한 재정적 손실 및 환경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 커피 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 이것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처럼, 식품업계서는 쓸 수 없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 이것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처럼, 식품업계서는 쓸 수 없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스타벅스 커피 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 이것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처럼, 식품업계서는 쓸 수 없는 식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예컨대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업사이클링 푸드 전문 브랜드인 ‘익사이클’을 론칭했다. 익사이클이 선보인 ‘익사이클 바삭칩’은 햇반으로 이용되지 못하는 깨진 조각 쌀과 콩 비지가 60% 함유된 제품이다.

또한 오비맥주는 맥주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보리 맥아 찌꺼기 ‘맥주박’으로 만들어진 리너지 가루로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선보인 바 있다.

초기 업사이클링 푸드는 재활용 식품 혹은 폐기된 식품이라는 편견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환경보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점차 주목받고 있다. 특히 ESG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미닝아웃 등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도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의 전 세계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3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특히 연평균 성장률이 4.6%로, 2032년에는 약 833억 달러(한화 약 1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한 산업 분야 중 하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속 가능한 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윤리적 소비 경향도 늘어나 업사이클링 산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계점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식품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필요와, 이것으로 생산된 업사이클링이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조사 에이전시 민텔이 각 국가별 16세 이상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식품폐기물로 생산된 식품이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한 결과, 한국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70%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런 인식도에 비해 실제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하는 정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 욕구와 행동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업사이클링 푸드(Upcycling Food)
2022. 10.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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