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으로 돌아온다. / 넷플릭스
배우 전도연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으로 돌아온다. / 넷플릭스

시사위크|삼성=이영실 기자  “전도연은 전도연! 한계를 넘었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과 배우 전도연‧설경구‧김시아‧이솜‧구교환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지난 2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얻었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등 매 작품마다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독보적인 캐릭터 서사,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을 매료해 온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청부살인업계의 살벌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새로운 세계를 펼쳐낸다. 

여기에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설경구부터 남다른 에너지와 개성을 겸비한 김시아‧이솜‧구교환까지, 매력적인 배우들이 강렬한 시너지를 완성할 전망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앙상블, 독특한 세계관, 세련된 연출을 통한 다채로운 볼거리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길복순’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  / 넷플릭스
‘길복순’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 / 넷플릭스

이날 변성현 감독은 ‘길복순’의 시작은 ‘배우 전도연’이었다고 했다. 변 감독은 “전도연 선배가 어떤 작품을 같이 하자고 먼저 말을 해줬는데, 내가 직접 쓴 오리지널 작품으로 함께 하고 싶어서 다시 역으로 제안을 했다”고 전도연과 협업하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길복순’을 통해 전도연의 새로운 모습을 꺼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영화를 너무 많이 했잖나. 부담이 됐다”며 “그래서 정면 승부를 하기에는 자신이 없었고 측면 승부를 해보자 해서 장르 영화를 택했다. 전도연 선배의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없더라. 장르를 액션으로 먼저 정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킬러로 일하는 ‘워킹맘’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대해서는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전도연 선배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더라”며 “그래서 배우를 킬러로 치환하면, 사람을 키우는 엄마와 사람을 죽이는 직업, 모순적이고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제목에 얽힌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주로 주변 인물들의 이름을 활용한다는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 선배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선배의 이모님에게 연락이 왔다. 그런데 이름이 ‘복순’이더라”며 “그때 느낌이 왔다”고 떠올렸다.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할 ‘길복순’. /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할 ‘길복순’. / 넷플릭스​

이어 “‘복순’으로 꼭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전도연 선배가 본인은 그 이름으로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반항심이 들었다”며 “그래서 그 이름으로 써서 시나리오를 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전도연은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캐릭터와 맞나 고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복순’이 아니었다면 어떡할 뻔했나 싶다”며 웃었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를 같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묶는데 뻔뻔해질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변 감독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끔은 사실처럼 보이게 찍어야 하는 순간도 있었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만화적으로 표현해야 할 때도 있었다”며 “그 중간지점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또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과 설경구를 향한 ‘존경’을 담았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속에 ‘오래된 칼은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는 대사가 있는데, 너무나 존경하는 전도연, 설경구 선배에 대한 헌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유치하지 않고 티 나지 않게 녹여내 보자고 해서 했는데, 정말 티가 안 나서 이런 자리에서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또 한 번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줄 전도연. / 넷플릭스​
또 한 번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줄 전도연. / 넷플릭스​

전도연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특A급 킬러 길복순으로 분해, 초A급 킬러와 싱글맘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길복순을 다채롭게 빚어낸다. 전도연은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아서 변성현 감독이 제의를 했을 때 기뻤다”고 ‘길복순’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액션에 대해서는 “두려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 세뇌를 많이 했다”며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너무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조금 고장 나더라도 쉬지 않고 채찍질하면서 극복하려고 했다. 무섭기도 했지만 해냈을 때 쾌감도 컸다”고 떠올렸다.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전도연의 열정에 감탄했다고 이야기했다. 변 감독은 “배우가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다시는 액션영화를 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내가 알아서 편집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더라.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도 “전도연은 전도연”이라며 “특히 액션 신을 짝을 때는 옆에서 봤을 때 안쓰러울 정도였다. 한계를 넘으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안쓰럽고 걱정됐다. 그런데 결국 그 한계를 넘기더라. 아, 전도연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전도연에게 ‘네가 아니면 못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보탰다. 

설경구도 함께 한다. / 넷플릭스​
설경구도 함께 한다. / 넷플릭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에 이어 ‘길복순’으로 변성현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설경구는 길복순이 소속된 청부살인업체 M.K ent 대표 차민규로 분한다. 전도연과도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에 이어 세 번째 만남으로 한층 탄탄해진 시너지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더한다. 

설경구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변성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현장도 되게 좋아한다. 감독뿐 아니라 ‘불한당’ 때 함께 한 스태프들이 거의 다 ‘길복순’에 참여해서 친목도 좋았다. 또 세 작품 중 가장 화려한 작품인 것 같아 무조건 참여했다”고 변성현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작품을 택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액션보다 멜로에 더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민규는 그렇게 강한 사람이 복순 앞에서는 속도 좁아지고 규칙도 예외로 둔다”며 “눈먼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액션보다 복순에 대한 멜로에 더 중점을 두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김시아와 이솜, 구교환도 함께 한다. 김시아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길복순의 딸 재영 역을 맡아 엄마와의 사이도 친구들간의 관계도 어느 것 하나 순탄하지 않지만 언제나 당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김시아는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특히 재영이라는 캐릭터가 나와는 굉장히 반대되는 인물이라 매료됐다. 나와 다른 재영을 연기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궁금증도 있었다”고 매력적인 캐릭터에 반해 작품을 택했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시아와 이솜, 구교환의 활약도 기대된다. / 넷플릭스
(왼쪽부터) 김시아와 이솜, 구교환의 활약도 기대된다. / 넷플릭스

이솜은 차민규의 동생이자 MK ENT.의 이사인 차민희로 분해 개성 넘치는 인물을 완성, 극에 활력을 더한다. 구교환은 MK ENT. 소속 킬러 희성 역을 맡아 내면이 복잡한 킬러 ‘희성’을 리듬감 있게 표현한다.

이솜은 민희에 대해 “단순하지만 속을 알 수 없고 예측불허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현장에서 만들어나갔다.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날 것 같은 디렉션이 굉장히 재밌었고 신나게 촬영했다. 감독님의 방향성을 따라가다 보니 차민희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구교환은 희성에 대해 “인정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라며 “볼수록 잘 알 수 없더라. 그래서 나도 궁금한 채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성현 감독이 자신의 모습을 희성에게 투영했다고 해서 (감독의) 몇 가지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변성현 감독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진심으로 좋은 배우들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배우들의 활약을 자신,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31일 공개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