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올해 사업 목표를 전 부문의 수익성 강화로 제시했다. 올해 경기 불황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경영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쇼핑이 올해 사업 목표를 전 부문의 수익성 강화로 제시했다. 올해 경기 불황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경영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이커머스 부문에 대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이커머스, 지난해도 대규모 적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5조4,760억원, 영업이익 3,8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6% 줄고 영업이익은 86% 증가했다. 

백화점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낸 데다 할인점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632억) 대비 흑자전환했다. 

여기에 영화상영업(롯데시네마) 부문도 2021년 1,323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7억9,200만원의 흑자를 냈다. 롯데시네마 부문은 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대규모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전자제품할인부문와 슈퍼, 이커머스 사업 부문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 중 가장 적자폭이 가장 컸던 사업 부문은 이커머스 사업(롯데온) 부문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은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1,559억원을 적자를 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는 2018년 첫발을 내딛었다. 롯데쇼핑은 2018년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고 계열 내 온라인 채널을 통합 관리하는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2020년 4월 롯데온을 론칭하면서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섰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롯데 계열사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쇼핑 플랫폼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더욱 뜨거운 시장이 됐다. 전통적인 유통공룡인 롯데쇼핑도 시장 경쟁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기대보다 신통치 못했다. 지난해까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매출 성장세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이커머스 사업부 매출액은 1,131억원으로 전년(1,082억원) 대비 4.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21년 매출(1,379억원)과 비교하면 17%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 수익성 개선에 고삐 조이는 롯데온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신세계(SSG닷컴+G마켓글로벌)·쿠팡을 중심으로 3강 체제가 구축된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 17%, 신세계(SSG닷컴·이베이코리아) 15%, 쿠팡 13%, 11번가 6%, 롯데온 5%다. 유통 강자로서 롯데의 위상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온은 지난해부터 사업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공격적인 외형 확장 대신 비용 절감 및 사업 효율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새벽에 온(ON)’을 종료했다. 

또한 명품·뷰티·패션 등 버티컬(특정 분야 전문) 서비스를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인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패션 전문관 ‘온앤더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롯데온의 버티컬 서비스 강화 전략에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버티컬 중심으로 안착한 이커머스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올해 기대해볼 수 있는 포인트”라며 “이커머스 사업은 그로서리 축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 거래액(GMV)이 전년대비 약 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사업에 대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환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각오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은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롯데온의 핵심 고객층의 취향을 반영한 버티컬 커머스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작년에 론칭한 뷰티, 명품, 패션 버티컬 몰에 올해는 키즈 버티컬 몰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롯데쇼핑 2022년 사업보고서
2023. 03. 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