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00ml당 15mg이상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고카페인 음료라고 정하고 있다.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이 400mg,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1kg당 2.5mg인 가운데 최근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카페인 과잉섭취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00ml당 15mg이상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고카페인 음료라고 정하고 있다.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이 400mg,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1kg당 2.5mg인 가운데 최근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카페인 과잉섭취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직장인이라면 혹은 시험기간을 앞둔 학생이라면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로를 회복하고 뇌를 각성시키는 기능을 하는 ‘카페인’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적정량의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 청소년 ‘카페인’ 주의보… 왜?

일반적으로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이라고 하면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카페인은 이 외에도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있다. 커피콩이나 코코아콩, 찻잎, 과라나 열매 등과 같은 식물에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 카페인이다. 이를 가공한 녹차나 콜라, 초콜릿 등의 식품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예컨대 우리가 커피 전문점에서 사먹는 커피 한 잔(400ml)에는 132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커피음료(250ml 기준)에는 103mg이 들어있다. 이 외에도 △에너지음료 1캔(250ml)에는 80mg △녹차 한 잔(티백 하나)에 22mg △콜라 1캔(250ml)에 27mg △초콜릿 100g 기준 18mg 등이 들어있다.

카페인은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이 정해져 있는 물질이다.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지만 그 이상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400mg이다. 임산부의 경우는 300mg이며 어린이 및 청소년(만3세~19세)의 경우는 1kg당 2.5mg으로 계산하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는 100ml당 카페인 15mg 이상을 함유한 음료를 ‘고카페인 음료’라고 정하고 있다. 고카페인의 지속적인 섭취는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밤 10시경부터 새벽 2시까지의 숙면을 방해해 성장 저하 및 호르몬 불균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하루 최대 섭취 권고량이 성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중 고카페인 음료를 주3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2015년 3.3%에서 △2017년 8.0% △2019년 12.2%로 큰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2020년 식약처에 따르면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청소년 중 30%가 하루 3병 이상 섭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고카페인 음료는 한 캔(250~355ml)에 60~100mg의 카페인이 함유돼있다. 60kg 청소년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이 150mg이므로 하루 3병 이상을 섭취한다면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1년부터 수도권 지역 중고등학교 주변 편의점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시범사업을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 동안에는 편의점 고카페인 음료 진열대에 카페인 섭취 주의문구가 표시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1년부터 수도권 지역 중고등학교 주변 편의점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시범사업을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 동안에는 편의점 고카페인 음료 진열대에 카페인 섭취 주의문구가 표시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 과잉섭취 시 ‘부작용’도… ‘카페인’ 함유량 확인 후 소비해야

이에 식약처는 지난 2021년부터 서울‧경기 지역 중‧고등학교 주변의 편의점 314개를 중심으로 고카페인 음료 진열대에 카페인 섭취 주의문구를 표시하고 과다섭취 시 부작용을 알리는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는 해당 사업을 전국 중‧고등학교 주변 695개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으로 확대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사업기간은 기존에 4개월이었으나 올해는 고카페인 탄산음료의 수요가 증가하는 시험기간을 고려해 4~6월과 9~11월, 6개월 동안 실시될 예정이다.

식약처의 식품위해안내에 따르면 적정량의 카페인은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이뇨작용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하는 등 신체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잉섭취 시 불안‧메스꺼움‧구토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지속적인 과잉섭취로 카페인 중독시에는 신경과민‧근육경련, 불면증 및 가슴두근거림증과 칼슘 불균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의 생리적 작용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는 개인의 체질과 식생활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과 임산부는 섭취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카페인이 함유돼있다고 알려져 있는 커피나 에너지음료 외에도 다양한 식품에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에 무심코 권장량 이상을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식약처는 3일 "지난해 편의점 진열대 카페인 섭취 주의문구 표시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77%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균형잡힌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페인의 대표 효능이 피로회복인 만큼 카페인에 대한 수요 증가는 현대사회의 피로도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고 풀이된다. 한국의 커피에 대한 수요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눈에 띄는 수준이다. 지난 2020년 각국 성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평균은 161잔인 가운데 한국은 367잔으로 조사됐다. 

커피 전문점 수도 압도적이다. 미국의 리서치회사 노마의 세계 스타벅스 매장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은 미국(6,608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1,750개)로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국가다. 국내 이디야커피의 매장 수는 3,000개가 넘는다. 스타벅스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인 것이다.

이는 성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들이 카페인을 섭취하는 주요 경로가 커피와 에너지음료인 가운데 시험기간에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긴장과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풀이된다.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피로와 긴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국내 인체노출안전기준
2022. 01. 27.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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