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이 계속되자 편의점 업계서는 가성비 도시락을 출시하고 할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뉴시스, CU
런치플레이션이 계속되자 편의점 업계서는 가성비 도시락을 출시하고 할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뉴시스, CU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바야흐로 간편 도시락 시대가 왔다. 값비싼 외식 물가에 소비자들이 간편한 편의점 도시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 낮은 가격에 파격 할인까지… ‘가성비’ 전쟁

GS25는 지난달 2월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5일 기준 출시 직후 50일 동안 입고 물량을 사실상 완판하면서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9% 증가했다고 알려진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GS25는 김혜자 도시락 3탄인 ‘혜자로운 집밥 너비아니닭강정’도 선보인다. 특히 이번 달에는 10일, 20일, 30일 3일 동안 김혜자 도시락과 T멤버십 협업 행사를 통해 최대 90%까지 할인해 구매 가능한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될 예정이다.

CU도 지난달 16일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편의점 도시락 전쟁에 뛰어들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엿새 만에 누적판매량 50만개를 기록하면서 CU의 전체 도시락 매출을 견인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자 다른 상품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백종원 간편식 시리즈의 매출은 전월 대비 42.6% 상승했다.

CU는 이번 신제품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기존 상품 대비 중량을 늘린 것과 더불어 파격적인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은 지난 3월 동안 800원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이 적용됐다. 거기에 더해 도시락 구독쿠폰과 통신사 할인 등을 적용하면 중복할인도 가능했다.

세븐일레븐에선 지난달 22일 ‘주현영 도시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제품도 페이 및 카드 제휴 할인과 통신사 제휴 할인으로 최대 27% 할인된 가격이 구매할 수 있었다. 이달 5일까지 누적판매량 130만개를 넘어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편의점 도시락’ 신드롬, 그 배경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 기준=100)으로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전년동월대비 6.3%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식물가는 여전히 상승세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외식물가지수는 △114.62(1월) △115.45(2월) △116.38(3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자장면 1인분은 6,723원, 칼국수 1인분은 8,731원에 이르렀다. 냉면(1만692원) △삼계탕(1만6,115원) △비빔밥(1만115원) 등 1만원을 넘긴 품목도 많다.

비빔밥 한 그릇을 점심으로 먹고 커피 한 잔을 사먹는다고 하면 벌써 1만5,000원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점심만을 계산한다고 해도 대략 30만원이 오로지 점심값으로만 쓰인다.

이러한 ‘런치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늘어난 상황)’에 편의점 도시락 신드롬은 오피스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CU에 따르면 오피스가와 대학가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 도시락 매출의 33.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런치플레이션으로 시름하는 직장인과 대학생에게 편의점 도시락이 고물가시대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편의점은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 니즈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점차 커지는 흐름에 따라 편의점 업계가 이들의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은 ‘가까운 곳에서 원하는 만큼’만 구매하려는 트렌드 확산에 따라, 편의점 업계가 가공식품의 소용량‧소포장뿐만 아니라 신선식품까지 1인분 용량으로 판매하고 각종 할인행사와 특가판매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편의점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시장 규모는 33조원 수준으로 31조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6.3%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편의점 시장 성장률이 7.2%, 지난해가 8.8%였던 것에 비하면 긍정적이기만 한 수치는 아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위축에 따라 내년에는 4.9% 수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이 값비싼 외식의 대안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편의점 시장 성장에 있어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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