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여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50%를 넘겼다. /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여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50%를 넘겼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장애인구도 고령화에서 예외적이지 않다. 오히려 속도가 더 빠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등록장애인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절반을 넘긴 가운데 장애와 노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고령장애인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 전체 인구 20명 중 1명은 등록장애인… 고령화로 ‘청각장애’ 증가세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2022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등록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5.2% 수준이다.

15개 장애유형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지체장애(44.3%)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청각장애(16.0%) △시각장애(9.5%) △뇌병변장애(9.3%) △지적장애(8.5%)가 뒤를 이었다. 희소 장애유형은 △뇌전증장애(0.3%) △심장장애(0.2%) △안면장애(0.1%) 순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새로 등록한 장애인 8만명 중에서는 △청각(32.0%) △지체(16.7%) △뇌병변(15.2%) △신장(10.3%) 순으로 컸다.

장애유형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지체장애는 2011년도 52.9%에서 2022년 44.3%로 감소세를 보인 반면, △청각장애 2011년 10.4%→2022년 16.0% △발달장애 7.2%→9.9% △신장장애 2.4%→4.0%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청각장애 등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에는 고령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4세 이하 등록장애인의 장애유형이 △지체(44.3%) △지적(16.9%) △시각(9.0%) △뇌병변(8.2%) △정신(6.7%) 등의 순으로 나타난 가운데 6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장애유형은 △지체(47.1%) △청각(24.5%) △뇌병변(10.2%) 시각(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고령장애인’ 복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이런 가운데 고령장애인(65세 이상 장애인)의 비율이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어 전체 인구 고령화와 함께 장애인구 역시 고령화현상을 보이고 있음이 눈에 띈다. 지난 2010년 전체 등록장애인 중 65세 등록장애인은 37.1% 수준이었으나 △2015년 42.3% △2020년 49.9% 등 꾸준히 늘어나 2022년에는 52.8%(140만1,523명)로 절반을 넘겼다.

연령대별로 살펴봤을 때 등록장애인에는 60대의 비중이 62만6,000명(34.6%)으로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는 70대가 57만4,000명(21.6%)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새로 등록한 장애인 8만명 중에서는 70대가 2만명(24.7%)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80대 이상은 1만2,000명(20.0%)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고령장애인은 복합적인 특성을 지닌다. 장애로 인한 어려움과 노화로 인한 불편함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선후관계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고령화된 장애인’은 기존의 장애에 노환으로 인한 장애가 추가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지속적인 의료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가족과의 연락두절이나 독신 등의 이유로 장기적인 독거생활을 유지해온 경우가 많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이다.

반면 ‘노인성 장애인’은 노화과정에서 장애를 얻은 경우로, 복합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애수용에 대한 어려움을 겪거나 같은 장애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고립의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다.

이에 따라 고령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보건서비스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국내서는 장애복지와 노인복지를 구분하고 있어 고령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장애인거주시설과 노인요양시설에는 각각 복지서비스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종사자들이 있음에도, 고령장애인의 경우 양쪽 모두에서 마땅한 돌봄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에서는 장애복지와 노인복지가 분절된 형태로 각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도 간 연계가 불충분한 현 상황은 고령장애인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비판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애인구의 고령화는 일반 인구의 고령화 증가율에 비해 2~3배 빠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3.8% △2020년 15.7% △2022년 17.5% 등이다. 그러나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은 훨씬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0%를 넘긴 상황이다.

앞으로도 고령장애인의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장애와 노화 두 특성을 모두 가진 집단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방법 마련은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이선영(2022), 고령장애인 돌봄서비스의 연속성 및 통합성 강화를 위한 향후 과제
- 일본 공생형서비스 도입 사례를 중심으로 -
2022. 한국일본문화학회
고령장애인의 특성
2018.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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