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3 월드IT쇼’(WIS2023)가 열려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SKT관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 조윤찬 기자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3 월드IT쇼’(WIS2023)가 열려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SKT관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삼성동=조윤찬 기자  국내 최대 IT 전시회인 ‘2023 월드IT쇼’가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신 정보통신(ICT) 기술과 다양한 AI 기술이 전시된 것은 물론, 수출전략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도 진행되는 등 알차고 풍성한 프로그램들로 꾸려져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수출전략 컨퍼런스에선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ICT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가 공유돼 눈길을 끌었다. 

◇ SKT·KT, 영상분석 AI 서비스 전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3 월드IT쇼’(이하 WIS2023)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최신 정보통신(ICT) 기술 제품과 서비스가 소개되는 행사인 만큼 수많은 인파가 몰려 ‘WIS2023’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번 WIS2023에는 SKT, KT, 삼성전자 등 국내외 465개 기업이 참가해 1,294개 부스가 전시됐다. WIS2023은 ‘세계의 일상을 바꾸는 K-디지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기자가 방문한 SKT와 KT전시장에는 영상을 분석해주는 AI(인공지능) 서비스 등이 전시됐다.

코엑스 C홀 전시관에는 실용적인 서비스들이 눈에 띄었다. ADT캡스가 개발하고 SK쉴더스가 판매하는 ‘뷰가드 AI’가 SKT전시관 안쪽에 마련됐다. ‘뷰가드 AI’는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분석해주는 AI 서비스다.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언제 현장에 나타났는지 기록하고 얼굴 인식 기능으로 연령대와 성별을 판단해준다.

SKT 관계자는 “몇 시에 사람이 많고 어느 연령대와 성별이 많이 방문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고객에 맞춰 매장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AI 카메라를 본 방문객들은 실제 나이와 AI가 표시하는 나이가 차이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ADT캡스가 개발하고 SK쉴더스가 판매하는 ‘뷰가드 AI’가 SKT전시관 안쪽에 마련됐다.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분석해주는 AI 서비스다. / 조윤찬 기자
ADT캡스가 개발하고 SK쉴더스가 판매하는 ‘뷰가드 AI’가 SKT전시관 안쪽에 마련됐다.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분석해주는 AI 서비스다. / 조윤찬 기자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도 전시됐다. SKT는 AI 스타트업 ‘투아트’의 시각장애인 보조 서비스인 ‘설리번 플러스’와 ‘설리번 A’를 전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사물을 촬영하고 있으면 설리번이 어떤 사물인지 분석해 시각장애인에게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투아트에 따르면 설리번 서비스는 2018년부터 시작돼 현재 국내 10만명, 글로벌로는 25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투아트 관계자는 “설리번 서비스에는 SKT의 NUGU AI인 ‘아리아’가 탑재돼 있다. 설리번 플러스는 일상생활에 중점을 뒀고 설리번A는 비즈니스 활동에 이용된다. 설리번A는 명함이나 문서를 사진촬영하면 AI가 음성으로 내용을 말해준다. 아리아한테 몇 번째 문단 읽어달라고 말하면 읽어준다”고 말했다.

KT전시관에는 AI로 교통영상을 분석하고 최적화된 신호체계를 제시하는 솔루션이 전시됐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KT 로드센스’는 교차로에서 CCTV를 이용해 교통량과 통행하는 차량들의 움직임을 분석한다.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교차로의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KT 로드센스’는 보행자, 차량 충돌, 차량 번호판 등을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관에는 AI로 교통영상을 분석하는 ‘KT 로드트윈’과  인터넷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는 API 게이트웨이 솔루션인 ‘비스트(BEAST)’가 전시됐다. / 조윤찬 기자
KT관에는 AI로 교통영상을 분석하는 ‘KT 로드트윈’과  인터넷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는 API 게이트웨이 솔루션인 ‘비스트(BEAST)’가 전시됐다. / 조윤찬 기자

‘KT 로드트윈’은 ‘KT 로드센스’가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호 개선이 필요한 교차로를 선정하고 최적의 신호체계를 도출한다. KT 관계자는 “현재 광양시에서 사용되고 있다. 향후 다른 지자체로 확대하면서 로드센스와 로드트윈 솔루션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 DS의 API 게이트웨이 솔루션인 ‘비스트(BEAST)’도 전시됐다. KT DS가 자체 개발한 비스트는 지난해 7월 공개됐다. API(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란 운영체제(OS)와 응용프로그램 사이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다. API 게이트웨이는 API에 대한 인증(신분확인), 허가 등을 관리한다. API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비스트는 모든 트래픽의 이상 징후, 통계 등 운영현황을 모니터링하는 통합 관제 기능을 갖추고 있다.

KT DS 관계자는 “기업 내부 시스템이나 금융 마이데이터 등의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문제가 생긴 트래픽은 색깔 표시가 돼 관리자가 인지하고 바로 조치할 수 있다.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이 많이 들어오면 알림을 보내준다. 또 특정 IP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장 성과가 높은 산업 우선 진출”, “외적 환경 변화에 기회 있다”

20일 ‘WIS 2023’에서 ‘대한민국 ICT 수출전략 콘퍼런스’가 열렸다. (왼쪽부터) 공정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전문위원과 김준연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박사가 발표했다. / 조윤찬 기자
20일 ‘WIS 2023’에서 ‘대한민국 ICT 수출전략 콘퍼런스’가 열렸다. (왼쪽부터) 공정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전문위원과 김준연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박사가 발표했다. / 조윤찬 기자

20일에는 ‘WIS 2023’이 열리는 코엑스 C홀 메인 스테이지에서 ‘대한민국 ICT 수출전략 콘퍼런스’가 열렸다. ICT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을 공유하는 행사다. 공정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전문위원과 김준연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박사가 발표를 맡았다.

공정훈 전문위원은 ‘ICT·SW기업의 해외진출 절차 및 가이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해외에 진출하기 전에 국내에서 성과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전문위원은 “해외 기업들은 사업실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래서 국내에서 성과를 쌓고 고객의 만족 등을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이나 기사 등을 확보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공 전문위원은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한 다음에 진출국가, 산업영역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네트워크 장비가 해외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기업들은 현지에 맞는 장비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공 전문위원은 “일본의 경우 사용하는 주파수가 한국과 달라 네트워크 장비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류를 완벽히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할 때 가장 성과가 높았던 산업을 우선으로 시도하고 다른 산업들로 확산하는 방향이 권장됐다. 공 전문위원은 “AI는 제조, 유통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수 있어서 욕심이 생기는데 여러 산업을 동시에 하게 되면 자원이 분산된다”고 지적했다.

전시회와 상담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강조됐다. 공 전문위원은 “해외 전시회에 나가면 자랑보다는 고객 의견 청취가 중요하다. 명함을 주고받고 메일로 연락해 네트워킹을 형성하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 전문위원은 계약서 초안 작성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당부했다.  조건을 먼저 제시하고 상대방이 몇 가지 빼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준연 박사는 ‘해외 ICT·SW 시장 진출 전략과 사례’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국내기업 ‘마이다스IT’, ‘인피니트헬스케어’ 사례를 소개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외부 환경 변화에서 기회를 찾고 발달하지 않은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마이다스IT는 토목, 건축 분야 구조물의 설계를 하는 ‘구조 해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업하고 있다. 김 박사는 “지진 등의 재난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 중국에서 지진 발생으로 구조 해석 소프트웨어 수요가 증가했다. 마이다스 매출 절반이 수출”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마이다스IT는 건축99%, 토목 90%의 점유율을 보인다.

2002년에 설립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병원 엑스레이 사진 정보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장치인 PACS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병원에서 PACS 점유율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PACS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엑스레이 사진을 아날로그 필름에 담았다. 김 박사는 “IMF 이후 정부에서 외국산 필름을 대체하기 위해 사진을 디지털화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했다. 정부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대만과 일본에서도 제도적으로 PACS를 병원에 도입하기 시작해 인피니트가 단시간에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수출전략으로 표준화와 현지화가 강조됐다. 김 박사는 “영미권에 걸쳐있는 기술 표준을 맞추고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해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도 제시됐다.

해외에서 국내로 공장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나 생산 설비가 다각화 되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박사는 “공장과 설비에 시스템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업에게는 기회가 열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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