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홀로 상향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 한화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대출금리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당국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융권에 대출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 등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도 지난달 내림세로 전환됐다. 다만 주요 보험사 중 한화생명은 홀로 주담대 금리가 소폭 상향돼 눈길을 끌었다. 

◇ 보험업계 주담대 금리 지난달 하락 전환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주담대를 취급한 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푸본현대생명 등 생명보험사 5곳의 3월 평균 주담대 금리는 5.73%로, 전월 5.76% 대비 0.03%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손해보험업계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하향세를 보였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농협손보 등 손보사 4곳의 지난달 평균 주담대 대출금리는 5.1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손보사 3곳(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의 평균 금리(5.66%) 대비 0.51%p 내려간 수준이다. 

보험업권의 주담대 금리 하락세는 준거금리 하락세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로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4.29%로 하락했으며 올해 1월 3.82%, 2월 3.53%, 3월 3.56% 순으로 나타났다. 3월 소폭 올랐지만 전반적으론 하향 추세다. 여기에 금융채 금리 역시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 대출금리도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별 회사별로 보면 일부 차이점도 포착됐다. 지난달 주담대를 취급한 보험사 중 유일하게 한화생명만 대출금리가 상향 조정됐다. 지난달 한화생명의 주담대 금리는 5.91%로 전달(5.71%) 대비 0.2%p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5.21%에서 5.11%로 0.1%p 하락했고 교보생명은 5.69%에서 5.63%로 0.06%p 낮아졌다. 신한라이프는 6.03%에서 5.91%로 0.12%p로 낮아지고 푸본현대생명은 6.18%에서 6.10%로 0.08%p 조정됐다. 

보험업권의 대출금리는 보험사별로 코픽스, 신잔액코픽스, 금융채와 국고채 등 상이한 기준금리에 각사의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주요 준거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만 주담대 금리가 소폭 상향 조정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한화생명 측은 저신용자 대출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을 내놨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시장금리 상황 등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간 것은 맞다”며 “다만 저희는 코픽스를 연동한 기준금리를 활용하지 않고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한다. 지난달 주담대 금리가 소폭 오른 것은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화생명, 주담대 금리 홀로 상승… 무증빙용 일반 신용대출금리 가장 높아

한화생명은 지난달 보험사 5곳 중 유일하게 401~500점의 저신용자에게도 주담대 대출을 공급했다. 신용이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한 대출이 취급되면서 타사 대비 평균 대출 금리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용이 높은 분들만 대출을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평균 대출 금리에 변동이 일어날 수 없다”며 “여기에 주담대 대출 수요가 줄면서 모수가 많지 않았던 것도 평균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한화생명의 무증빙용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70%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대출을 취급한 생보사 6곳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무증빙용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10%를 넘기며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개별 차주의 상황에 따라 월별 평균 금리엔 변동이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비해 대출 수요가 줄고 저신용자 비중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금리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 가운데 일부 보험사들의 높은 금리 정책을 놓고 따가운 시선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당국의 상생 기조와 다소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자 금융권에 상생금융 정책을 요구해왔다.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라도 대출금리를 조정해 고통분담에 나설 줄 것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보험업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출금리 인하 동참에 더딘 모습을 보여와 날카로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이러한 눈총을 피하지 못할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당사도 이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근거자료 및 출처
가계대출 현황
  생명보험협회
가계대출 현황
  손해보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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