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으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으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악화 등으로 연일 고공행진이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드디어 3%대에 진입하게 됐다. 세계적 고물가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 4월 소비자물가 전년동월비 3.7%↑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 기준=100)으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한 것보다 0.5%p(퍼센트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전월대비는 농축수산물이 하락, 서비스‧공업제품이 상승해 전체 0.2%가 상승했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격에서 상승이 있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및 석유류 가격 안정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7% 수준으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농축수산물의 경우 예년 대비 다소 더뎠던 봄철 채소류 공급이 회복되면서 농산물 오름폭이 줄어들어 전년동월대비 1.0% 상승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1.4% 하락한 모양새다. 석유류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두 자리 수의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6.4% 하락했다.

개인서비스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그간 누적된 원가 부담 및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외식 및 외식제외 서비스가 모두 상승하면서 전년동월대비 6.1%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0.8% 상승세를 보였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파급효과를 제거해 기조적 흐름을 잘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전년동월대비 4.0%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활용하는 국제적 기준이다.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대로 떨어지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 자료=통계청, 그래픽=이주희 기자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대로 떨어지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 자료=통계청, 그래픽=이주희 기자

기재부는 2일 “4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안정 등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면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세계적 고물가 속에서 낮은 물가 정점을 기록했고,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등에 불과하다. 다만 기재부는 국제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등 향후 물가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주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기재부는 “경계감을 잃지 않고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하겠다”면서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및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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