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재인입니다’(감독 이창재)가 관객을 찾는다. / (유)엠프로젝트
영화 ‘문재인입니다’(감독 이창재)가 관객을 찾는다. / (유)엠프로젝트

시사위크|성수=이영실 기자  “정치인, 대통령 아닌 ‘사람’ 문재인.”

영화 ‘문재인입니다’(감독 이창재)는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한 단어로 정의하지 못한 사람,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사람 문재인’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다. ‘사이에서’ ‘목숨’에 이어 ‘노무현입니다’를 통해 ‘사람 노무현’을 조명했던 이창재 감독의 신작이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 투자 프로그램 ‘전주시네마 프로젝트’ 선정작으로, 앞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이 2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영화는 대통령 퇴임 이후 평산마을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 문재인’의 일상 모습은 물론, 수많은 평가와 호명 속에서 살아온 그의 인생을 곁에서 함께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깊이 들여다본다.

이창재 감독은 2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5월 9일 ‘노무현입니다’ 마지막 색보정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 당선 확정’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봤다”며 “그때 되게 묘한 감정이 들었고, 다음 영화가 ‘문재인입니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의 시작을 밝혔다.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연출한 이창재 감독과 제작한 김성우 프로듀서. / 이영실 기자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연출한 이창재 감독과 제작한 김성우 프로듀서. / 이영실 기자

그러면서 “다만 이 강렬한 예감은 힘든 여정으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섭외하는 일이었다. ‘노무현입니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사후에 제작돼 직접 인터뷰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는 이 감독은 ‘문재인입니다’에서는 꼭 문재인 전 대통령의 눈을 바라보며 직접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이창재 감독은 “제작, 기획해서 많은 버전의 편지와 기획서를 보내고 긍정적인 답을 듣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쉽지 않았던 과정을 떠올렸다. 감독의 진심은 결국 전해졌고, 2022년 퇴임 후 1년이 돼가던 시점에서야 긍정적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틀에 걸쳐 10시간이 넘는 인터뷰가 이뤄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최초로 카메라 앞에서 긴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에 대해 이창재 감독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되게 이성적일 것 같은데 연민이 깊다”며 “이름 모를 야생화를 너무나 좋아하고 한편에는 ‘상남자’ 같은, 두 캐릭터가 내면에 녹아있더라. 6년 동안 한결같이 편지를 보내고 기획서를 보냈던 나에 대한 불쌍함 때문에 이 영화에 응해준 게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이창재 감독은 ‘문재인입니다’를 두고 정치 다큐멘터리가 아닌 휴먼 다큐멘터리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쉽게 화제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는 완전히 배재했다”며 “이 영화가 5년 후, 10년 후에 봐도 큰 무리 없이 공감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더 나아가 대통령 문재인,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변호사에서 정치인이 되고 대통령이라는 여정을 거치고 온 인간 문재인의 내면을 더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사람 문재인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문재인입니다’. /  ​(유)엠프로젝트
사람 문재인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문재인입니다’. /  ​(유)엠프로젝트

제작사 다이스필름 김성우 대표도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인 오는 10일 개봉하게 된 것에 대해 “저희 영화와 같이 개봉하는 모든 영화들이 5월 10일에 개봉한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우리 영화만 다음날 개봉하는 게 이상하지 않냐 해서 그렇게 한 것뿐이다. 그날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는 “감독이 아무리 휴먼다큐멘터리라고 이야기해도 인간 문재인의 직업이 대통령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게 정치성인 것 같다”며 “개봉일을 하루 앞당기는 것조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이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인데 싫어하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고 해서 그가 좋아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 편견 없이 인간 문재인을 감독이 만든 렌즈를 통해 잘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창재 감독도 “누군가를 정면으로 설득시키거나 정치적 신념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 정도는 가능한 게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영화는 어떨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봐주면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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