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유진투자증권 직원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 이미정 기자
경찰이 유진투자증권 직원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 이미정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경찰이 직원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8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직후에야 사건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직원 주가조작 연루 혐의 포착해 압수수색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유진투자증권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직원 A씨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A씨가 코스닥 상장사였던 B사와 관련된 주가조작 사건에 A씨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사가 2018년 해외 바이오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태양광 사업을 하던 기업으로 2018년 초 해외 바이오기업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곳이다. 특히 B사가 투자한 해외 바이오기업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투자 기업의 나스닥 상장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고 B사는 2020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돼 상장 폐지됐다. 

경찰은 B사의 주가조작 사건에 A씨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업무기록 등을 확보해 주가조작 세력과의 공모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사건에 연루된 A씨는 임원급 직급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측은 “임원이 아닌 직원”이라고 정정했다. 

◇ 유진투자증권 “압수수색 후 사건 인지”… 직원, 직무정지 조치

유진투자증권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2018년 초 있었던 주식회사 B사의 전환사채 사모 발행 건으로 해당 전환사채의 매출과정에서 공시내용에 대한 허위여부와 당사 직원의 관련 정도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사건을 8일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처음 인지했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현재 당시 내용과 관련 자료에 대한 내부조사, 점검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당시에는 회사가 사전에 공시사실의 허위여부 등에 대해 특별한 문제점이 있다고 인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은 직원인 A씨에 대해 직무정지조치를 취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수사진행 과정에 사실확인과 입증에 최선의 협조를 다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회사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가조작은 자본시장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최근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자본시장은 발칵 뒤집힌 상태다. 이번 사건은 해당 사건과는 별개의 이슈다. 다만 증권사 직원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업계엔 또 다른 충격을 안길 전망이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직원이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됨에 따라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선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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