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과 관련된 민원이 급증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중구에서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법규 위반 특별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과 관련된 민원이 급증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중구에서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법규 위반 특별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들어 어린이 보호구역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년 문제점이 지적되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 어린이 보호구역, 얼마나 안전할까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매해 400~500건 수준이다. 그중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다발지역에서 70~80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다발지역 점검 결과, 총 85건의 사고 중에서 횡단 중 사고가 41.2%(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전거 탑승 중 사고가 34.1%(29건)으로 뒤를 이었다. 가해 운전자 위반유형으로는 △안전운전 불이행 37.6%(32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32.9%(28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이 어린이 보호구역 중 교통사고 다발구역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총 333건의 위험요인이 도출됐다. 이에 따르면 교통안전 정보 제공 미흡과 같은 안전시설 요인이 172건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과 보행자 상충이 우려되는 등 도로환경 오인이 112건 △과속 또는 불법주정차 등 운전자 요인이 49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근거해 행정안전부는 우회전 신호등, 일시정지 표지판 등 시설물을 추가로 설치해 교통 정보가 정확히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시인성이 미흡한 곳은 바닥 신호등 설치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린이 보행공간 확보, 보호구역 확대 지정 등을 통해 도로환경 위험요인을 해소하고 과속단속장비 및 불법주정차 단속장비설치 등의 방안을 계획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7일 경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어린이 보호구역에 노란색 횡단보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운전자가 횡단보도의 색깔만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만든다는 취지에서다.

◇ 지난해 12월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민원 급증해

그러나 아직까지도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4월~2023년 3월)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관련 민원은 매년 증가했다.

특히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 기준(37만9,814건) 전년대비 708%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연이은 교통사고로 인해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민원 예보를 발령하고 관계기관에 개선을 요청했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과 관련된 주요 민원 사항은 △안전펜스 설치 의무화 개정 △과속단속카메라, 신호등 등 안전시설 필수 설치 △어린이 보호구역 맞춤형 대책 수립 요청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단속카메라 설치 등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교통안전시설물 추가 설치보다 근본적인 문제 파악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과 관련된 연구보고서에서는 이에 대해 “교통안전시설은 전반적으로 중첩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교통안전시설을 강조하는 것보단 과도한 시각적 정보를 운전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규모가 작은 길의 경우 다양한 장애물로 인해 교통안전시설이 시야에 더욱 들어오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나치게 반복되는 것은 통합해 정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구보고서는 “교통안전표지는 형식이나 스케일, 색상이 통일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면서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것은 오히려 집중도를 하락시켜 운전자의 인식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매년 큰 사회문제로 여겨지며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에 대한 민원이 많아지는 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김동식(2023),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시설의 구간별 위치 및 높이에 따른 특성에 관한 연구
2023. 한국실내디자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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