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중견기업 4곳 중 1곳이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식음료와 유통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CE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중견기업 4곳 중 1곳이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식음료와 유통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이 잇따라 공시됐다. 이에 국내 상장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CEO스코어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중견기업 4곳 중 1곳 ‘영업적자’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 중견기업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713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81개(25.4%) 기업은 올해 1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적자 기업 수는 지난해 1분기 144개(20.2%) 대비 37개(5.2%p) 늘어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 5곳 중 1곳 꼴로 영업적자를 낸 반면 올해는 4곳 중 1곳으로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대기업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인 것으로 알려진다. 조사결과 올해 1분기 국내 500대 기업 중에서 올해 1분기 실적 확인이 가능한 309개사 중 영업적자 기업 수는 33개(10.7%), 지난해에는 24개(7.8%)에 불과했다.

전체 상장 중견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1%나 감소했다. 조사대상 중견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2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8,111억원) 대비 1조1,850억원(3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조8,084억원으로 전년동기(60조4,583억원) 대비 소폭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화에 따라 업종별 희비도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및 여행‧레저 관련 업체들의 실적 성장은 두드러진 반면 코로나19의 수혜를 봤던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식음료업계와 유통업계 중견기업에서도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식음료 부문 31개 기업에서는 전년대비 매출액이 7.7%, 영업이익은 12.4% 감소했다. 유통 부문 25개 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3% 큰 폭으로 감소했다.

◇ 식음류‧유통 부문, 2분기 전망도 ‘부정적’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되자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식음료와 유통기업은 소비자와 접점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경기악화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해당 업태의 영업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식품업계와 유통업계의 경우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중견기업 중 620개사(표본조사)를 대상으로 한 올해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경기 전반에 대한 전망지수가 1분기(93.4)대비 0.6p(포인트) 상승한 94.1로 소폭 개선된 모양새였다.

그러나 산업부에 따르면 제조업 중 식음료 업종에서는 2분기 경기전반 전망지수가 64.2로 모든 업종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특히 101.7이었던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부터 95.3으로 부정전망으로 전환됐다. 그 이후로 올해 1분기 84.0, 2분기 64.2 등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부문의 2분기 경기전반 전망지수는 97.8이다. 산업부 조사결과 비제조업 중 도‧소매업 업종의 경기전망도 지난해 3분기 100.0에서 4분기 95.8로 부정전망으로 전환됐다. 그 이후 올해 1분기 99.6으로 소폭 개선됐다가 2분기에 다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2분기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맞는 봄과 여름이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야외활동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엔데믹으로 인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경기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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