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가 심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최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결정을 받으면서 악재는 가까스로 피했으나 주가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 하림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하림지주가 심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SG증권발 사태 여파로 주가가 폭락한 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결정을 받으면서 추가 악재는 가까스로 피했으나 주가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해 경영진의 부담은 커진 모양새다.

◇ 거래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6개월 동안 추가 사유 미발생 조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5일 하림지주에 대해 공시불이행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하림지주의 부과벌점은 3.0점이나 6개월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되지 않을 조건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6개월 동안 새로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되는 경우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날을 기준으로 지정을 유예한 건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유예된 벌점 및 공시위반제재금을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하림지주는 지난 2월 현금현물배당 결정(자회사의 주요경영사항) 지연 공시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자회사의 주요경영사항) 2건 미공시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거래소는 해당 공시 불이행 건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한 바 있다. 

하림지주는 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결정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물론 이번 조치는 6개월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향후 공시 규정 위반 사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하지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 결정에도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여전한 분위기다. 최근 주가가 폭락세를 보인 가운데 기본적인 공시 의무도 지키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엔 하림지주의 주가 폭락 사태에 불만을 표하는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다.  

하림지주의 주가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상승세를 보였다가 지난달 말 급격히 고꾸라졌다. 지난해 말 7,650원(종가기준)이었던 주가는 올해 초부터 올라 지난달 10일 장중 한때 1만8,25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그러던 주가는 지난달 20일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24일엔 전 거래일 대비 29.98% 하락한 1만1,420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27일까지 총 나흘간 주가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하림지주는 최근 자본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SG증권발 사태로 주가가 휘청인 종목 중 하나다. SG증권발 사태는 SG증권발 매도 물량에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하림지주를 포함한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맞으면서 촉발된 사태로, 주가조작 세력이 이번 사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표적이 된 8종목은 유통주식수가 낮거나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시장에선 주작조작 세력들이 상대적으로 시세조정 하기 손쉬운 종목을 표적을 삼아 주가를 장기간 띄우다 차액결제거래(CFD)에 따른 반대매매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SG증권발 사태가 발생한지는 어느덧 한 달이 됐다. 하림지주는 해당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후 최근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하림지주는 1.52% 하락한 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SG증권발 사태 직전 날인 21일 장중 고점(1만7,460원) 대비 51.6% 하락한 수준이다. 

◇ SG증권발 사태 후 주가 폭락… 소액주주 주가 부진에 ‘부글부글’

이달 초 IBK투자증권이 양재 IC 개발 기대감을 보내면서 하림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림그룹은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파이시티) 부지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위치가 양재IC 근처로 서울시가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양재 나들목(IC) 주변 약 300만㎡ 개발을 의미하는 ‘양재 택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이 개발 기대감을 높여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하림그룹은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계획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김 연구원은 “오랜 기간 인허가 갈등으로 개발이 지연됐다 양재IC 일대가 규제에서 벗어나 개발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양재동 부지 개발은 물류에 기반한 식품 사업의 성장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가 변동 흐름도 언급했다. 그는 “과도한 변동성의 후유증으로 주가 흐름에 의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고,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조정 기간의 필요성도 이해된다”면서도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달라진 것은 주가 그래프일 뿐 기업의 내용과 사업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재 IC 개발 기대감이 담긴 증권사 리포트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주가 부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원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주주들 사이에선 회사 측에서 적극적인 주가부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연 하림지주 측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하림지주- 불성실공시법인 미지정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525900507
2023, 05. 2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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