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RTD 하이볼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RTD 제품은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완성된 믹솔로지 제품을 병이나 캔에 담은 제품을 말한다. / CU
최근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RTD 하이볼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RTD 제품은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완성된 믹솔로지 제품을 병이나 캔에 담은 제품을 말한다. / CU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하이볼 등 RTD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위스키에 이어 RTD 주류가 트렌드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유가 뭘까.

◇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 끄는 ‘RTD 하이볼’

RTD는 ‘Ready To Drink'의 줄임말이다. 직역하자면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다는 뜻이지만, 정확하게는 하이볼이나 칵테일처럼 섞어 마시는 술을 병이나 캔에 담아 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이란 의미로 사용된다. 예컨대 ’KGB'가 대표적인 RTD 제품이다. 1999년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수입된 RTD 주류라고 알려진 이 제품은 소량의 보드카가 섞인 과일탄산주다.

20여년 전부터 국내서 시작된 RTD 주류 시장은 조금씩 몸집을 키워오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면서 크게 성장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자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술에 소비자들이 시선을 돌린 것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을 맞이한 최근에도 RTD 주류에 대한 인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RTD 하이볼을 출시했다. CU의 ‘어프어프 하이볼 레몬토닉’ 2종은 모두 알코올 도수 9%로,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 주종인 하이볼이 그대로 캔에 담겼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이와 같은 RTD 주류에 대한 인기는 지난해 위스키 열풍에 이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위스키 매출은 전년대비 137.0% 상승했다. 특히 그중 2030세대의 비중은 전년도 38.7%에서 올해 53.4%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탄산수 23.2% △탄산음료 9.0% △빅볼 컵얼음 53.2% 등 위스키와 동반구매율이 높은 상품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흐름은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CU의 RTD 하이볼은 지난 5월 1일부터 29일까지 출시 초기 대비 159.9%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U는 오는 14일 업계 최초로 전통주를 섞어 만든 ‘안동 소주 하이볼’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제주 흑돼지 맛집 ‘숙성도’, 리큐르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숙성도하이볼’ 2종을 지난 2월 출시한 바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올해 1월부터 하이볼 상품 7가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식 튀김 오마카세인 식당 쿠시마사와 손잡고 내놓은 하이볼 2종은 출시 2주 만에 10만캔이 넘게 팔렸다고 알려진다. 지난 4월에는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손잡고 애플하이볼과 레몬하이볼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술과 음료를 취향에 맞게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가 트렌드가 된 가운데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이미 완성된 하이볼이나 칵테일을 병이나 캔에 담아 파는 RTD 주류가 열풍이다. / 뉴시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술과 음료를 취향에 맞게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가 트렌드가 된 가운데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이미 완성된 하이볼이나 칵테일을 병이나 캔에 담아 파는 RTD 주류가 열풍이다. / 뉴시스

◇ 주류 문화의 변화… 왜?

편의점 업계는 이처럼 다양한 RTD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대해 GS25 관계자는 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이후부터 믹솔로지 제품 즉, RTD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이 많이 확대됐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서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새로운 RTD 제품 출시와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믹솔로지는 ‘Mix(섞다)’와 ‘Technology(기술)’이 더해진 신조어로 본래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나 음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을 의미했다. 최근에는 그 의미가 넓어져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류를 만들어 마시는 문화를 뜻한다. 이러한 혼합주 트렌드와, 취향을 소비하고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RTD 음료가 부상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예전에는 ‘술’이라고 하면 소주와 맥주가 대표적이었다”면서도 “요즘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단순히 취하는 것보다 가볍게 맛을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SNS를 통해 이색적인 상품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홈술‧혼술 문화가 커지는 등 전반적인 흐름이 주류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메조미디어의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동안 회식과 단체 모임이 줄어들면서 실제로 소주‧맥주 등 대중적인 주류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대신 혼자 술을 마시거나 집에서 적은 인원이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가 정착해 개인 취향에 따른 주류 구매가 늘어났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2021년 주종별 출고량은 맥주‧소주는 11% 가량 감소한 반면 위스키‧와인‧전통주는 5%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류 문화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구매 고객 중 71%가, CU에 따르면 지난해 무알콜 맥주 구매 고객 87%가 2030세대였다.

GS25 관계자는 “수제맥주나 와인에서 시작해 작년부터 위스키, 올해부터는 하이볼까지 주류 문화는 어느 하나에 고정돼있기보다 계속해서 돌고 도는 것 같다”면서 “특히 하이볼은 여름과 잘 맞는 상품인 만큼 연내 하반기까지도 재미나고 신선한 RTD 하이볼 상품 출시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야외에서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 음료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여름 유통업계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제품군 확대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