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올해까지 매출‧수주실적 꾸준히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내림세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률 하락… 부채비율‧순차입비율 등 재무안정성도 흔들

최근 외형 성장세와 달리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동부건설이 2분기 반전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동부건설
최근 외형 성장세와 달리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동부건설이 2분기 반전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동부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2022년 기준)의 중견건설사 동부건설이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을 성공할 수 있을 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지속된 매출 증가로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룬 반면 영업이익은 현재까지 하락 추세를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동부건설이 올해 1분기 신규수주액이 1조원대를 넘어섰다고 공시하면서 일각에서는 회사의 실적 부진이 올 2분기부터 개선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 지속적인 외형 성장과 반대로 실적은 내림세 유지

작년 한 해 동안 동부건설은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영업성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건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은 1조4,612억원으로 전년 1조1,449억원 대비 27.6% 상승했다. 

아울러 지난해말 기준 수주잔고는 8조4,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72억원과 비교해 21%p(1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13억원, 39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6%, 65.7% 감소했다. 영업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동기간 영업이익률도 5.35%에서 2.82%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회사의 외형 성장세와 달리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부동산 경기 악화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 등 건축 분야의 수익성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동부건설의 건설부문 매출 중 63.2%(9,546억원)는 건축 분야가 차지했다.

회사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재무안정성도 조금씩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의 경우 1년 새 125.5%(2021년)에서 171%까지 늘어났다. 더불어 같은 기간 차입금도 2,435억원에서 4,654억원으로 91.1% 급증했다.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190~200% 초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로 번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부채비율과 마찬가지로 순차입금 비율도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0.9%에 불과했던 순차입금 비율은 2021년 16.2%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51.7%까지 폭증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예금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남은 비율로 낮을수록 회사의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순차입금 비율이 부(-, 마이너스)인 경우는 차입금을 전부 상환하고도 현금‧예금이 남은 것을 뜻한다.

올 1분기 역시 회사의 실적은 개선이 없었다. 매츨은 연결기준 4,03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2,818억원과 비교해 43.1% 늘어났으나 작년 1분기 16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30억원(82%↓)으로 급감했다. 동기간 순이익은 392억원에서 49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5.8%에서 올 1분기 0.7%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낮아졌다. 

1분기까지 이어진 실적부진은 재무안정성에도 영향을 줬다. 작년말 기준 171%였던 부채비율은 올 3월말 기준 194.3%까지 올랐다. 단 순차입금 비율은 51.7%에서 51.4%로 큰 변화가 없었다.

◇ 부진한 자체사업, 실적 악화에 영향 주나 

동부건설의 실적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추진 중인 자체사업이 향후 실적 개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우려되고 있다.

작년 12월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자체사업으로 (동부건설의) 종속기업이 시행 중인 대구 파동 현장과 상업시설로서 장기간 분양률이 부진한 세종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분양시장 침체 및 영업자산 회수 지연으로 향후 동부건설의 현금흐름과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대구의 2개 사업장(두류동·파동 공동주택 사업)에 이어 타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구성, 자회사 시행 등의 방식으로 경기 화성동탄, 인천 영종하늘도시, 인천검단 등에서 공공택지 매입을 통해 자체분양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경기 화성동탄2 지구 사업은 작년 11월 비교적 저조한 청약실적(경쟁률 1.8대 1)을 보인 바 있다.

이들 자체사업의 원활한 진행 여부와 분양성과가 앞으로 동부건설의 사업안정성과 영업실적 전반의 중대한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한국신용평가 측 설명이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토지 매입, 시공, 분양 등을 모두 함께 진행하는 사업으로 부동산 활황기에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수익성이 극히 낮아질 수 있다.

동부건설이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 추진한 경기 동탄 파크릭스가 지난해 11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 동부건설
동부건설이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 추진한 경기 동탄 파크릭스가 지난해 11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 동부건설

◇ 동부건설 “매출 증가로 차입금도 증가… 주택 사업 비중 조정 없어”

동부건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구조 변경보다는 비용 감소 및 공사대금 회수 강화 등 관리 측면에 더욱 신경쓰기로 했다

동부건설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건설부문 매출 중 주택 등 건축 분야가 차지한 60%대 비율은 타사와 비교해도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실적 개선을 위해 당장 주택 등 건축 분야를 줄인다던가 사업구조를 크게 바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회사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주택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높거나 공공주택사업 등 공사비 증액 관련 잡음이 없는 등 사업성을 갖춘 곳 위주로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에 대해선 “그동안 매출이 증가하면서 투자가 필요한 부문도 함께 늘어 외부 차입금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 최근 부채비율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타사와 비교해 안정적인 규모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매출 증가로 회수해야 할 공사대금 액수도 늘어난 만큼 이를 보다 촘촘히 관리해 향후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동부건설은 시장 상황이 회복세로 전환돼야 자체사업에 대한 우려도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사업 추진 지역 중 미분양이 발생한 곳은 타사 역시 미분양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시장 상황이 워낙 안좋지만 미분양이 발생한 자체사업 추진 지역에서 회사는 지속적으로 분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도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