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은 바 있는 3선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처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이 19일 취임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은 바 있는 3선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처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이 19일 취임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 수장을 맞은 가운데, 씁쓸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 출신인 이학재 신임 사장이 공기업부문의 고질적 문제인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장 잔혹사’는 이번에도 마침표를 찍지 못하게 됐다.

◇ 윤석열 캠프 정무특보 지낸 3선 국회의원 출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9일 오후 취임식을 열고 이학재 신임 사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이학재 사장은 씁쓸한 논란과 불편한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공기업부문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낙하산 논란’ 때문이다.

이학재 사장은 현 여당 계열에서 줄곧 활동해온 정치인 출신이다. 1995년 처음 출마한 제1회 지방선거에선 인천 서구의회 구의원에 당선됐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 됐다. 하지만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인천 서구청장에 당선되고 2006년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다져나갔고, 2008년 제18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그리고 제20대 국회까지 3선에 성공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보 비서실장을 맡는 등 ‘친박계’로 분류됐던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국면에선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하며 ‘유승민계’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2018년 말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또한 2019년 9월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단식에 돌입해 19일 동안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2020년 제1대 총선에선 경선에 승리해 4선 도전에 나섰지만 낙선했고, 지난해 제8회 지방선거에선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밀려 출마하지 못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요직인 정무특보를 맡았고, ‘정권교체 100일 인천 대장정’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유세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말 킨텍스 대표 내정설에 휩싸이기도 했던 이학재 사장은 지난달 시작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모에 참여했으며, 일련의 절차를 거쳐 신임 사장으로 최종 낙점됐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온 이학재 사장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과 관련해서는 경력 및 전문성 등에 물음표가 붙는다.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해 중앙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는 인천 출신이라는 점과 제19대·20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점 외엔 이렇다 할 관련성이 없다.

이처럼 ‘낙하산 논란’ 속에 신임 사장을 맞게 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에도 ‘사장 잔혹사’를 끊는데 실패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김경욱 전 사장이 소위 ‘찍어내기’ 논란 속에 스스로 물러났다. 또한 김경욱 전 사장 이전엔 구본환 전 사장이 태풍 부실대응 등으로 해임됐다가 법적대응을 통해 ‘한 지붕 두 사장’ 체제로 임기를 마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국토교통부 제1차관 출신으로 2013년 6월 취임했던 정창수 전 사장은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은 채 물러났다. 그의 뒤를 이은 박완수 전 사장은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창원시장 자리를 내려놓았다가 경선에 탈락해 출마가 무산된 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고, 다시 총선 출마를 위해 1년 2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최근 10년 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학재 사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수장이 거쳐 갔는데, 그 중 정상적으로 임기를 채운 건 정일영 전 사장뿐이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서 이학재 사장은 “누가 공항의 미래를 묻거든 인천공항을 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은 세계 1등 공항을 넘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공항산업의 창의적인 선도자가 돼야 한다”며 △국민과 여객을 위한 공항 안전망 구축 △스마트 서비스 기반 독보적 가치 창출 △글로벌 융복합 메가허브 도약 △국가·지역·구성원 상생발전 등을 경영철학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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