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제로 열풍이 올해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펩시콜라와 코카콜라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의 제로 열풍이 올해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펩시콜라와 코카콜라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 한 해는 ‘제로(0)’의 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식음료업계에 ‘제로 슈거’ 및 ‘제로 칼로리’ 열풍이 불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식품기업에서 대표 제품들에 ‘제로’를 붙여 리뉴얼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올해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 지난해 ‘제로 슈거’ 인기에, 탄산음료업계 ‘웃음’

지난해 4월 웰치제로를 출시하면서 제로 슈거 탄산음료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올해 4월에도 세 번째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웰치제로 샤인머스켓’을 출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을 선보였고, 코카콜라 또한 최근 ‘갈배 사이다 제로’를 출시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지난해 매출이 눈길을 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던 탄산음료 시장은 ‘제로 슈거’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지난해 동안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코카콜라의 지난 2022년도 매출액은 2,874억2,576만원으로 집계됐다. 2,658억9,826만원을 기록했던 전년도에 비해 8.1%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1% 증가한 987억7,485만원을 기록했다.

한국펩시콜라 또한 큰 폭 성장을 이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펩시콜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823억3,040만원으로 전년도 636억7,460만원보다 29%가량 증가했다. 또한 영업이익도 약 27% 증가해 26억8,84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로 슈거 탄산음료가 흥행하면서 국내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코카콜라와 한국펩시콜라의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지난해 제로 슈거 탄산음료가 흥행하면서 국내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코카콜라와 한국펩시콜라의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 ‘제로 슈거’, 아직도 열풍인 까닭

한국코카콜라에 따르면 코카콜라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원액을 생산하고 상표 관리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코카콜라사(The Coca-Cola Company)’와 완제품을 생산‧유통‧판매하는 ‘보틀링 파트너’다. 

현재 한국 코카콜라사의 보틀링 파트너는 LG생활건강(코카콜라음료)이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 따라 코카콜라음료의 매출이 늘면 한국코카콜라의 매출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LG생활건강 IR 보고서에 따르면 음료부문 연간 매출은 지난해 1조7,642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성장했다. 이 중에서 지난해 코카콜라의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6% 증가한 가운데, 코카콜라 제로는 전년대비 29% 크게 증가해 에너지음료(30%↑)와 함께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펩시콜라는 롯데칠성음료에 원액을 공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IR보고서에 따르면 음료사업부문 중 탄산음료 매출은 1,266억원(18%↑)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처럼 제로 탄산음료 매출 성장과 함께 제로 슈거 제품이 봇물을 이루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업계 일각에서는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로 슈거 탄산음료는 설탕이 아닌 인공감미료를 첨가해 단맛을 낸다. 여기에 사용되는 인공감미료는 같은 양으로 설탕보다 몇 백배 강한 단맛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아주 작은 양으로도 설탕과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음료를 절제하면서 괴로움을 느끼기보다는 당을 뺀 음료로 건강과 즐거움을 모두 챙기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풀이다.

또한 제로 슈거 제품이 소비자에게 낯설었던 초기에는 기존 제품에 비해 제로 슈거 제품이 밍밍하거나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가 기존 제품의 맛을 최대한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맛에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굳이 칼로리가 높은 음료를 선택하기보단 무가당 음료를 선택하게 됐다.

한편 지난 2006년 한국코카콜라가 코카콜라 제로를 통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을 열었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에서도 제로 펩시와 사이다를 발매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생기자 제로 슈거 제품 경쟁은 탄산음료에 그치지 않고 주류‧스포츠음료‧티음료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근거자료 및 출처
22.4Q 경영실적 및 23년 사업전략 방향
2023. 02. 06. 롯데칠성음료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2023. 01. 31. LG생활건강
한국코카콜라 손익계산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412000286
2023. 04. 12.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펩시콜라 손익계산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14000033
2023. 06. 14.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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