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 급감… 금융‧친환경 등 비건설 부문 진출 확대

원자재가격 급등 등 경기 여건으로 인해 HL디앤아이한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 HL디앤아이한라
원자재가격 급등 등 경기 여건으로 인해 HL디앤아이한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 HL디앤아이한라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작년 9월 한라에서 HL디앤아이(D&I)한라로 상호를 변경한 시공능력평가순위(2022년 기준) 31위 중견건설사 HL디앤아이한라가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느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HL디앤아이한라 역시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급등한 원자재가격 등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HL디앤아이한라가 투자한 신사업이 빛을 발해 향후 회사 실적 개선에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 작년부터 급감한 영업실적 올 1분기에도 저조

최근 3년간 HL대앤아이한라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연결기준 2020년 1조5,50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조4,753억원, 1조4,721억원을 기록하면서 매년 소폭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하향세는 매출에 비해 두드러졌다. 2020년 898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021년 786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526억원까지 감소했다. 

2020년과 2021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099억원, 999억원으로 비교적 변동폭이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251억원까지 급감했다.

수익이 줄면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5.79%, 5.33%로 5%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작년 3.57%로 내려앉았다. 이에 반해 매출원가율은 2021년 87.5%에서 지난해 90.1%로 올랐다.

저조한 수익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도 다소 불안해지고 있다. 2020년 341.91%에서 2021년 265.25%로 낮아졌던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90.32%까지 오르면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작년 부채비율이 높아진 데에는 차입금 증가가 한몫했다. 회사의 차입금은 2021년 4,461억원에서 2022년 7,170억원으로 1년 새 6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비율은 81.6%(2021년)에서 148.6%(2022년)까지 약 1.5배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저조했다. HL디앤아이한라의 올 1분기 매출 3,367억원으로 작년 1분기 2,992억원에 비해 12.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43억원에서 89억원으로 37.8% 감소했고 순이익은 266억원에서 57억원으로 78.6% 줄었다. 

이익이 급감하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4분기 7.2%와 비교해 4.5%p(퍼센트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작년 4월 HL디앤아이한라가 미국 SMR 업체 ‘뉴스케일 파워‘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사진은 ‘뉴스케일 파워‘의 SMR 시설 조감도 / 뉴시스
작년 4월 HL디앤아이한라가 미국 SMR 업체 ‘뉴스케일 파워‘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사진은 ‘뉴스케일 파워‘의 SMR 시설 조감도 / 뉴시스

◇ 경기 악화 대응 위해 신사업 확대 전략 추진… 업계 이목 집중

HL디앤아이한라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건설부문이 약 93%, 비건설부문 약 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악화와 원자재가격 급등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회사는 신사업 추진을 통해 비건설부문 비중을 약 30%대 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HL디앤아이한라는 중장기적으로 금융‧친환경 등 비건설 부문의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사모펀드(PEF)에 채권평가기업 ‘한국자산평가’에 대한 340억원 투자를 약정한 HL디앤아이한라는 실제 지난해 12월 PEF에 320억원을 납입했다.

또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30억원, 10억원씩 총 40억원을 기체분리막 개발사인 ‘에어레인’에 투자한 바 있다. 기체분리막은 기체의 막 투과 속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머리카락보다 얇은 섬유질이 분리막이 들어간 모듈에 여러 종류가 혼합된 기체를 밀어 넣으면 상대적으로 투과 속도가 빠른 이산화탄소, 수증기, 수소, 헬륨, 산소 등은 분리막을 통과한다. 

그러나 투과 속도가 느린 질소, 메탄, 일산화탄소 등의 경우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한 채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 점을 이용해 공장 등에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를 기체분리막 기술로 분리·포집한 뒤 탄산‧드라이아이스와 같은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도 얻게 된다.

이밖에도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4월 PEF를 통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도 50억원을 투자했다. ‘뉴스케일 파워’는 NRC(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를 인정받은 유일한 SMR 업체이기도 하다.

다만 이같은 신사업들은 특성상 단기간 수익 발생이 어려운 만큼 HL디앤아이한라가 향후 얼마나 오랜 기간 투자를 진행하고 이후 어떤 성과를 얻을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많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응하고자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 등에 나선 상황”이라며 “HL디앤아이한라의 경우 ‘현대가(家)’와의 관계,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한 계열사 HL만도 존재 등으로 타 중견 건설사와 비교해 여러 이점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단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및 주택 위주 사업의 다각화 성공 여부, 앞으로의 분양실적 등이 추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금리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지난해말부터 강도 높은 원가혁신을 포함한 비상경영활동들을 진행 중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뤄진 철저한 원가관리, 양질의 영업활동을 통해 점차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천 작전동 자체사업이 완판되는 등 분양 중인 단지들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양질의 수주를 지속하고 우량 시행사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수도권 등 분양성이 우수한 지역에 공급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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