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국내 평가사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국내 평가사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사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가 뭘까.

◇ 기업 10곳 중 6곳, “공신력 있는 기관이 가이드라인 운영 필요”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기업 100개사 ESG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3.0%가 ‘국내 ESG 평가사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ESG 평가사 내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기업의 85.0%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ESG 평가사 법적규제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기업의 60.0%가 필요하다고 답해 전반적으로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의 조사결과, 한 기업 관계자는 “해외 평가사에서 받는 결과는 상승하는 반면 국내 평가사의 결과는 하락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해외 평가사는 평가기준과 가중치를 공개하고 평가결과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평가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기업 입장에서는 평가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이 생각하는 국내 ESG 평가사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자 응답기업의 64.0%는 국내 ESG 평가사가 평가체계 및 기준, 가중치 등을 미공개하는 점을 꼽았다. 이 외에도 △평가결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 부족(46.0%) △평가결과에 대한 피드백 기회 부재(28.0%)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ESG 평가에 대응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ESG 평가사의 개별 평가요청에 대응하는데 많은 시간 및 비용이 소요된다’는 응답이 53.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평가 지표 및 기준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너무 어려움(44.0%) △전문성을 보유한 내부인력이 없음(42.0%) 등의 응답이 있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평가사 자율규제’(38.0%)보다 ‘정부‧유관기관의 가이드라인 형태’(60.0%)로 운영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이는 국내 ESG 평가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대한상의의 이번 조사에서 국내 ESG 평가사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개선과제를 묻자 응답기업의 절반가량인 46.0%가 ‘ESG 평가사의 공정성‧투명성 제고’로 답했다. 이 밖에는 △평가사 관련 법‧제도화 도입(28.0%) △평가사의 인력 역량 및 전문성 강화(23.0%) 등이 뒤를 이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19일 “ESG 평가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은 국내 평가사의 피드백 기회 부족, 평가 방법론 미공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들이 평가결과에 따른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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