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청호ICT가 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하고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진 상장폐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개선계획 이행서 제출…  “기업심사위원회서 심의 예정”

청호ICT는 개선계획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를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 요청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청호ICT 측은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제51조제6항에 의거해 해당 제출일로부터 15일(2023년 7월 5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호ICT(옛 센트럴인사이트)는 2021년 4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년 넘게 주식 매매거래 정지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앞서 거래소는 청호ICT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2020년 사업년도)과 횡령 발생 건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거래소는 청호ICT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으로 결정하고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감사의견 거절’에 의한 상장폐지 사유는 지난해 5월 4일자로 해소됐다. 회계법인이 2020년 사업 연도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에서 ‘적정’으로 정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대성삼경회계법인은 내부통제 미비, 자산회수 가능성에 대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가 이후 재감사를 거쳐 ‘적정’에서 변경했다. 

다만 횡령 사건 발생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는 남아 있었다. 앞서 2021년 4월 청호ICT는 2건의 횡령·배임 등과 관련한 공시를 한 바 있다. 

2021년 4월 5일 청호ICT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엄모 씨의 4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발견해 고소했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다음날인 4월 6일엔 전현직 임원 17명을 184억5,000만원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는 내용을 추가 공시했다. 이후 엄씨에 대한 고소 건은 회사가 취하했으나,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사건은 현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거래소는 청호ICT의 주식 매매거래정지를 유지시키고 지난해 6월 추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거래소의 개선기간 부여일은 이달 2일자로 종료됐다. 이후 청호ICT는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한 후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청호ICT에 대한 조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2년 넘게 거래 재개를 기다려온 주주들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 창업주 일가 지분 매각 후 부침… 거래정지 장기화에 속 타는 주주들

청호ICT의 주가는 잇단 대주주 변화 흐름 속에서 크게 출렁여 2020년 11월 13일 장중 한때 1만4,050원까지 치솟았던 바 있다. 이후 2021년 3월까지 다양한 이슈로 부침을 겪으면서 주가는 크게 추락해 매매거래 정지일(2021년 3월 30일) 직전 2,100원대 선까지 내려앉았다. 매매거래 정지로 발이 묶인 주주들은 2년 넘게 애타는 세월을 보내오고 있다. 

청호ICT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화기기(ATM) 제조 전문기업이다. 지대섭 전 회장이 1977년 설립한 청호ICT는 국내 ATM 시장의 토대를 닦은 기업 중 하나로 1990년 7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청호ICT는 창업주 일가 경영진이 2020년 회사를 매각하면서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최근 4년간 회사의 대주주는 창업주 지배회사인 청호엔터프라이스에서 글로벌파마→아쉬세븐→대운에너지솔루션으로 바뀌었다. 지난달엔 제3자유상증자 참여로 회사의 최대주주가 대운에너지솔루션에서 제이앤에이티홀딩스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청호IC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25억원,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98% 늘고 영업손실은 36.58% 개선됐다. 비용 절감을 통해 손실액 일부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과연 청호ICT가 경영정상화와 더불어 상장폐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