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이 22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0%p 인상했다. 사진은 지난 3월 런던 금융가 소재 잉글랜드 은행 앞/ 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영국의 긴축통화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영국 중앙은행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5%p(퍼센트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 예상보다 높았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발목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연 5.0%로 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인상폭은 시장의 예측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BOE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BOE가 빅스텝을 단행한 데엔 고물가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BOE는 고물가 상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 8.7%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전문가 전망치(8.4%)보다 높은 수준이다. 

BOE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12개월 CPI 인플레이션은 3월 10.1%에서 4월 8.7%로 떨어졌고 5월에도 그 비율을 유지했다”며 “이는 5월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0.3%p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1.1%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11월 10.7% △12월 10.5%△올해 1월 10.1% △2월 10.4% △3월 10.1% △4월 8.7% 순을 보이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최고치 대비로는 낮아진 상황이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영국은 다른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잡고 있다.

BOE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며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둔화가 예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면서 당분간 긴축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BOE 측은 “위원회는 경제 전반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의 징후를 계속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만약 더 지속적인 압력의 증거가 있다면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하게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에 따라 은행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주요국은 지난해부터 긴축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주춤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전히 긴축 기조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노르웨이, 스위스, 튀르키예 등 유럽국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Bank Rate increased to 5% - June 2023
https://www.bankofengland.co.uk/monetary-policy-summary-and-minutes/2023/june-2023
2023. 06. 22 Bank of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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